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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루원시티 개발사업에 봉수초교 학생들 '수난시대'

개발부지에 둘러싸인 도시 섬 전락
학생들 강한 황사 수준 비산먼지에 노출

[편집자주]


지지부진한 인천시 서구 루원시티 개발사업으로 인해 봉수초등학교 학생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루원시티 개발사업은 생각조차 못했던 지난 2003년 봉수초교는 76개 학급, 2600여명의 학생이 다니는 교육감 표창을 수시로 받았던 모습에서 현재는 개발지역에 둘러싸인 도시의 섬으로 전락했다.

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서구 가정2동에 지난 1987년 개교한 봉수초교는 인근 개나리 아파트 등과 함께 루원시티 사업지구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본격적인 철거작업이 시작돼 현재까지 진행되면서 원주민들 대부분은 외부로 빠져나갔고 학생수는 수년째 줄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8년 681명을 시작으로 2009년 364명, 2010년 111명 등 학생들이 대거 전출가면서 현재는 19개 학급, 380명에 불과하다.

문제는 루원시티 개발사업에 따른 철거 공사로 인해 지난 1년간 학생들이 소음 분진 등으로 고생한 것도 모자라 명확한 개발계획이 잡히지 않아 수년간 기반시설 공사 등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 주변에는 파출소, 동 주민센터 외에 마트나 문방구점조차 찾기 어려운 것도 모자라 통학로도 곳곳이 끊겨 있어 공사차량과 학생들이 구분 없이 마구 섞인 채 오가는 등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지속된 철거 공사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날림먼지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교내 에는 보건실, 컴퓨터실, 도서관 등에 공기청정기 7대만 설치했을 뿐 보통교실에는 단 한 대의 공기청정기도 없다.

최근 한 단체가 봉수초교 근처 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당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434㎍에 달했다. 이는 기준치(150㎍)의 3배에 달하는 수치로 강한 황사와 맞먹는 수준이다.

봉수초 관계자는 “현재 학생들은 루원시티와 상관없이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는데 이런 환경에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며 “인천시와 LH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교육환경보호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 LH가 교육청의 공문을 받고도 여전히 응답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비산 먼지 방지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고 물을 뿌려가며 철거작업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탄했다.

그는 “환경영향평가를 열람해 대책을 마련하고 싶어도 환경부 산하 환경정책평가 연구원 사이트에 들어가면 비공개로 설정돼 있다”며 “사업자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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