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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이산상봉 정상 진행 등 3개항 합의(종합)

'상호 비방·중상 중단' , '추가 고위급 접촉'도 합의
14일 고위급 접촉서...北, 한미합동군사훈련 연계 중단
김규현 南 수석대표 "北, 한미합동군사훈련 관련 이의 제기 없을 것"

[편집자주]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오른쪽)이 14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원동연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14.2.14/뉴스1 © News1


남북이 오는 20일~25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14일 최종 합의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속개된 고위급 접촉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

또 남북은 '상호 이해와 신뢰 증진을 위해'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중상을 중단키로 했다.

아울러 양측은 상호 편리한 날짜에 남북간 관심사 논의를 위한 추가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했다.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정부청사에서 고위급 접촉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남북간 3가지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김 차장은 "양측은 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계속 협의하며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일단 24일 개시 예정인 한미합동군사훈련 진행과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 차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신뢰에 기초한 남북관계 발전'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오늘의 결과를 출발점으로 해서 앞으로 남북 당국이 대화를 통해 신뢰를 계속 쌓아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8일 북측의 전격 제안으로 12일 성사된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정상 진행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해왔다.

특히 북측이 이산상봉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공식 연계시키며 군사훈련의 연기를 요청해오자 정부는 '인도적 문제와 군사적 사안의 연계는 수용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협상을 진행해왔다.

북측은 이날 진행된 접촉에서 이같은 우리측의 입장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며 조속한 합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인도적인 문제를 잘 풀면 그것이 남북간의 신뢰의 기초가 된다는 점을 북측에 설명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 상봉 행사가 신뢰의 첫 걸음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고 북측에서 그러한 입장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특히 "북측에선 이날 접촉에서도 지난 12일과 같은 입장을 견지했으나 '신뢰의 첫 단추가 상봉 행사'라는 우리측의 끈질긴 설득에 '그렇다면 믿고 한번 해보겠다'며 합의했다"고 전해 북측이 일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였음을 시사했다.

김 차장은 아울러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이산상봉이 이틀(24일~25일) 겹치지만 북측에서 앞으로는 어떤 이의도 제기하리라 보지 않는다"고 말해 북측이 두 사안의 연계를 중단하기로 했음을 강조했다.

다만 남북이 추가 고위급 접촉에 합의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정례화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상호 편리한 날짜에 접촉을 갖기로 했고, 그 다음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상호 비방중상 중단과 관련, 북측이 꾸준히 제기해 온 우리측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당국 차원에서 언론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끊임없이 설명했다"며 "정부에서 언론에 관여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남북고위급 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브리핑룸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남북은 고위급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2014.2.14/뉴스1 © News1 최영호 기자


북한이 이날 접촉에서 이산상봉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연계를 중단함에 따라 정부는 '이산상봉 정상 진행'과 '군사훈련 관철'이라는 기존 입장을 관철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측으로부터 "남측을 믿고 한번 해보겠다"는 명확한 태도 변화를 이끌어 냄으로서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성공사례로도 평가된다.

김 차장은 "우리측은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기본 취지와 내용을 북측에 충분하게 설명했으며 북측 역시 기본 취지에 이해를 표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추후 고위급 접촉까지 합의함으로서 지난해 추진됐던 '남북 당국간 회담'의 무산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남북간 채널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으로도 보인다.

한편 정부는 이날 남북간 합의가 성사됨에 따라 오는 20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5일 적십자 실무접촉 합의에 따라 15일 금강산을 방북할 실무 선발대 15명의 구성을 마치고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다.

실무 선발대는 15일 정오에 강원도 고성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금강산 관광지구로 들어가 상봉 행사 준비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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