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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말리키 총리 후보 사퇴…美·유엔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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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 © AFP=뉴스1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 © AFP=뉴스1


이라크 내외에서 사퇴 압박을 받아온 누리 알 말리키(64) 이라크 총리가 14일(현지시간) 3선 연임 도전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알 말리키 총리는 이날 TV를 통해 중계된 연설에서 새 총리 지명자인 "하이다르 알 아바디를 위해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알 말리키 총리는 "어떤 직책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이 보내주는 나에 대한 신뢰보다 더 영광스러운 직책은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알 말리키 총리는 8년에 걸친 집권을 끝내고 물러나게 됐다.

앞서 푸아드 마숨 신임 대통령은 신임 총리로 알 아바디 의회 부의장을 지명하고 내각 구성 과제를 위임했다.

알 말리키 총리의 사퇴 소식에 국제사회의 환영이 이어졌다.

수잔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하이다르 알 아바디 총리 지명자를 지지하기로 한 말리키 총리의 결정을 환영한다. 오늘, 이라크 국민들은 국가 통합을 향한 또 하나의 큰 발걸음을 떼게 됐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알 말리키 총리의 영광스럽고도 귀중한 오늘 결정은 이라크의 역사적,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위한 장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아바디 지명인과 이라크 정부 지도자들은 새 정부 구성을 신속히 완료해달라"고 당부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포괄적인 이라크 정부의 신속한 구성을 고대하겠다"고 밝혔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이라크 주재 유엔 특사도 "더이상의 지체 없이 새정부 구성 절차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해준 말리키 총리의 결정은 정치인의 자세와 민주적 절차, 헌법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너무 많은 유혈과 폭력을 겪은 이라크에 평화적 정권 이양이 이뤄질 수 있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라크에서는 종파간 암묵적 합의를 통해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총리는 시아파가, 의회의장은 수니파가 맡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현 시아파 정부를 이끌어온 말리키 총리의 수니파 배제 정책이 최근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공세와 이로 인한 시아-수니파 종파갈등을 고조시켰다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에 미국 등 국제사회와 이라크 내부에서도 알 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지만 알 말리키 총리는 "총리직을 위한 입후보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며 3선 연임을 고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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