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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층 제2롯데월드 빌딩이 불안하다? 괴담인가 진실인가

[제2롯데월드 이펙트<1>]싱크홀 이미 무관 밝혀져…석촌호수 수위 관련성 해소 관건

[편집자주]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옆 제2롯데월드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석촌호수 수위 저하와 이로인한 싱크홀 우려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이날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옆 제2롯데월드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석촌호수 수위 저하와 이로인한 싱크홀 우려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이날 "석촌호수 수위 저하에 대한 전문가 자문회의 결가 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서울시와 송파구,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회의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제2롯데월드 건설과 석촌호수 수위, 인근 지하철 9호선 공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자문위는 2011년부터 석촌호수의 물 유입량과 수위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 결과 호수의 자연증발산량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 해 7월부터 수위가 저하되는 양상이 심화됐다고 밝혔다. 2014.7.7/뉴스1 © News1

제2롯데월드는 지상 123층, 높이 555m로 완공 즉시 국내 최고층 빌딩에 등재될 예정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이름을 걸고 추진해온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안전사고, 교통대란 우려, 붕괴 가능성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시민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불안과 우려가 제기되는 이슈에 대해 철저히 짚고 예방해야겠지만 일부 이슈는 근거가 희박한 괴담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잠실 일대 싱크홀이 제2롯데월드 때문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던 중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와 무관함을 밝히면서 잠잠해졌고, 서울시와 롯데의 협상으로 교통대란 대책도 마련됐다. 제2롯데월드는 서울 부동산 지도를 잠실을 중심으로 이동시키고, 관광객을 밀집시킬 킬러 콘텐츠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천루 경쟁 속에서 한국을 대표할 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5회에 걸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제2롯데월드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석촌호수 수위가 급격하게 줄면서 지반 침하와 건물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소위 '제2롯데월드 괴담'이 여전하다. 최근 석촌지하차도 인근에 발생되고 있는 싱크홀의 원인이 석촌호수 수위 저하 때문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며 그동안 제2롯데월드를 건설중인 롯데그룹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에 석촌호수 수위가 급격히 줄면 결국 제2롯데월드가 붕괴될 것이란 확인 불가능한 루머까지 돌면서 롯데그룹은 아무리 해명해도 해명되지 않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다. 특히 올 초까지 수차례에 걸친 공사장 안전사고까지 겹치며 우려가 가중됐다. 

이때문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을 앞두고 서울시의 신중론이 제시됐고 '추석전 개장' 목표는 물건너갔다. 

롯데그룹은 저층부 임시개장보다는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시민 불안을 잠재우는데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고, 점차 늘어가는 싱크홀을 조사한 서울시 조사위원회는 롯데그룹의 억울함을 씻어줬다. 인근에서 진행된 지하철9호선 공사가 싱크홀의 원인 제공자였다는 조사결과를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대국민 설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석촌호수 수위가 급감하면 제2롯데월드가 붕괴될 수 있다는 괴담 수준의 불안감을 해소해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숙제는 서울시, 송파구, 롯데그룹이 제각각 실시하고 있는 조사를 통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조사들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느냐가 관건이다.    

제2롯데월드는 총 투자비만 약 3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지상 123층, 높이 555m 규모의 국내 최고층 빌딩이다.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백화점 명품관이 들어설 에비뉴엘동과 쇼핑몰동, 엔터동 등 모두 4개의 건물로 구성돼있다.

◇제2롯데월드 방재·안전대책, 市 자문위원도 만족

제2롯데월드에 대한 불안감은 현장에서 발생한 몇건의 안전사고가 부추겼다. 

지난 2월에 47층 공사현장 용접기 보관 컨테이너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지난해 6월에는 공사 구조물이 떨어져 고층에서 일하던 인부 6명이 사망하거나 크게 다쳤다. 기둥 거푸집 해체 과정에서 쇠파이프가 떨어져 행인이 충격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대한산업안전협회, 한국건설관리학회, 한국화재소방학회는 서울시 요청에 따라 지난 3월부터 3개월간 제2롯데월드 고층부인 월드타워동에 대해 종합안전점검을 벌였고 187개의 미비점을 발견해 대부분 시정조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안전문제 우려가 깊어지자 롯데그룹은 다양하고 실질적인 안전대책을 서울시에 제시했다.

우선 롯데월드타워 현장에는 일반 건설 현장에서는 보기 드문 통합 방재실을 공사 중에도 운영하고 있다. 통합 방재실은 주요 현장에 CCTV를 설치해 화재나 중장비 운영 상태 등을 감시하며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초고층 건물 공사 중 발생할지 모르는 낙하물 사고를 막기 위해 6가지 안전 대책도 마련했다. 국내 최초로 자재나 장비의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해 신공법인 '프로텍션 스크린 시스템(Protection Screen System)'을 도입하고 낙하물 수직 보호망, 낙하물 방지망, 탈부착식 난간대 등 안전시설물 35종을 300여개소에 설치해 작업자의 안전은 물론, 건물 바깥으로 낙하물이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특히 2중, 3중의 방지망에도 불구하고 만에 하나 낙하물이 발생할 경우 롯데월드타워 주변 건물을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방호 데크'를 설치했다. 또 공사장 주변으로 높이 6m의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에도 위험경고 센서를 설치해 타워크레인의 붐대가 안전 구간을 벗어나게 되면 즉시 경보음을 울려 선회 구간을 변경하게 된다.

한 시민자문단 참여 전문가는 "자문단 회의결과 안전문제는 적절히 대책이 세워졌다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와 석촌호수 연관성도 조만간 결론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불안감의 근원은 석촌동 일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싱크홀 때문이었다. 제2롯데월드 공사 때문에 석촌호수의 물이 빠지며 싱크홀이 발생한다는 것.

하지만 시의 조사결과 석촌동 일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싱크홀의 원인이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인 것으로 판명나며 제2롯데월드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시 민간조사위는 지난달 29일 '석촡동 일대 도로함몰' 원인조사 및 특별관리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석촌 지하차도 동공(싱크홀) 원인은 지하철 9호선(919공구) 실드터널 공사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공 발생의 또 다른 원인으로 추정됐던 제2롯데월드, 광역 상・하수도관 등의 영향도 조사했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석촌호수 수위 급감에 따른 제2롯데월드 붕괴 우려 문제다. 전문가들은 공학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막연한 불안감이라고 지적하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을 감안해 확언은 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자문단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27일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송파시민연대·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개최한 '제2롯데월드 안전대책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싱크홀 문제 등이 계속 보도되면서 주민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고 있다"며 "제2롯데월드의 기초공사가 제대로 됐다면 싱크홀이 발생할 수 없고 무너질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공학적 관점에서 '제2롯데월드' 붕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밝혔다. 그는 "지질도 등을 분석해보니 현장에 모래가 19m가량 쌓여있었는데 롯데측이 30~37m까지 터파기를 한 만큼 싱크홀이 생길 수 있는 모래층은 사라졌다고 본다"며 "123층의 거대한 빌딩 아래서 싱크홀이 생겨 기울어 질 수 있다는 것은 공학적으로 적절한 설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자문단에 속한 전문가도 "확정적으로 단정지을 수 없지만 제2롯데월드 붕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문가들의 진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조사가 완벽하게 끝나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제2롯데월드와 석촌호수 수위와 연계된 붕괴위험 조사는 서울시, 송파구, 롯데그룹 등 3곳에서 진행중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중순 한국농어촌공사를 연구용역 기관으로 선정하고 내년 5월까지 제2롯데월드로 인해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는지를 검증할 계획이다. 송파구도 '석촌호수 수질 및 수위 개선 및 명소화 연구용역'을 통해 제2롯데월드 공사가 석촌호수 수위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검토하고 있다. 외국 유력 엔지니어링사와 용역을 체결한 롯데그룹은 조만간 조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만약 제2롯데월드로 인해 석촌호수 수위가 줄어들 경우 이에 맞춰 석촌호수 수위 저하를 위한 보완조치를 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공학적으로 제2롯데월드가 붕괴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지만 공식결론은 내년 5월 용역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설계에 참여한 영국의 구조설계 컨설팅전문업체 오비 아룹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지반보다도 견고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르즈 칼리파는 두바이 사막 모래 위에 세워진 820m짜리 초고층 빌딩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석촌호수 물은 잠실일대 지하수 수위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번 조사는 물이 어디로 얼마나 빠지는지를 보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증발되거나 지하로 침투되는 것으로 파악되며 제2롯데월드 영향은 이번 조사에서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석촌호수와 월드몰 사이에는 1m 두께의 슬러리월 등 2중 차수벽을 설치해 호수물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며 "차단벽은 깊이가 27m로 암반층을 10m나 더 뚫고 들어가 설치돼있어 수심이 5m인 석촌호수 물이 차단벽을 뚫고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싱크홀 원인이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이라는 결론은 내렸지만 제2롯데월드 주변까지 살펴본 것은 아니어서 확정적으로 결론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다만 방재·안전 부문은 보완이 됐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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