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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닷컴 해킹은 일베 소행…중고생·군인 등 18명 입건

[편집자주]

전라도의 사람, 자연, 문화를 다루는 월간지 '전라도닷컴'에서 30일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가 삭제되거나 기사와 글의 제목이
전라도의 사람, 자연, 문화를 다루는 월간지 '전라도닷컴'에서 30일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가 삭제되거나 기사와 글의 제목이 "홍어" 등의 단어가 포함된 문구로 바뀌는 등 해킹됐다. 전라도닷컴측은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빨간색 테두리 안의 기사와 글 제목이 해킹된 모습. 2014.08.30/뉴스1 © News1 김호 기자

전라도의 사람·자연·문화를 다루는 월간지 '전라도닷컴' 해킹 사건은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20일 언론사 홈페이지를 해킹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일베 회원 고모(20·무직)씨, 고등학교 1학년 박모(16)군을 포함한 모두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고씨는 8월 30일 오전 1시26분께 자신의 집 컴퓨터로 전라도닷컴 홈페이지에 접속 후 관리자모드로 접속하고 한시간 뒤 일베 게시판에 '전라도닷컴 비밀번호'라는 제목으로 관리자모드 화면을 게시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최초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라도닷컴의 아이디가 대다수의 인터넷 홈페이지 운영 주체측이 주로 쓰는 쉬운 아이디였고 비밀번호 역시 간단해 우연히 접속이 가능했다.

박군은 고씨의 글을 보고 약 1시간 뒤 해당 글을 스크랩 게시해 다른 일베 회원들이 전라도닷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학교 3학년 임모(14)군 등 16명은 고씨와 박군의 글 속 링크를 눌러 전라도닷컴 관리자모드로 접속 후 기사 제목을 '홍어' 등으로 바꾸거나 기사나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된 이들 가운데 3~4명은 뚜렷한 직업이 없다. 대학생 3~4명, 중고교생 6~7명 등 학생이 대다수고 군인 1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심심풀이로 일베에 들어가서 우연히 게시글을 보고 재미삼아 해킹을 했다"고 인정하며 눈물을 흘리거나 선처를 호소했다. 일부는 범행 후 경찰의 수사가 두려워 곧장 회원에서 탈퇴했다.

8월 30일 전라도닷컴 홈페이지 세월호 참사 특집 코너 '세월호, 잊지 않기'에서는 기사 50여건이 갑자기 삭제되거나 제목이 바뀌는 등 해킹이 이뤄졌다.

바뀐 기사의 제목은 '오월이면 하염없이 피어나는 홍어' '살아야 좋은 이유를 밝히는 홍어들' '신비로운 호수, 반(反) 문명의 홍어' '홍어동산 만들기' 등이었다.

경찰은 '홍어'가 일베 회원들이 전라도를 비하할 때 자주 쓰는 단어인 점, 한 일베 회원이 사이트에 '내가 해킹을 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점 등을 토대로 일베 회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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