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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이우환이 20%…미술 시장 '쏠림'

2014 미술 경매 거래액 970억7300만원…전년비 34.8%↑
상위 작가 20명이 낙찰가 절반…호당 가격 1위는 박수근
8개 경매사 거래액 분석…미술시가감정협회·아트프라이스

[편집자주]



김환기 '무제 16-VII-68 # 28', Oil on canvas, 177x127cm, 1968. (서울옥션) © News1

김환기, 이우환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며 지난해보다 미술 경매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올해 국내 8대 미술품 경매업체들의 총 낙찰가는 970억7300만원을 기록해 전년에 비해 34.8% 상승했다. 총 1만3822점이 출품돼 63.9%의 낙찰률을 보였다. 지난해보다 출품작 수는 1740점이 늘었으며 낙찰률도 다소 상승했다.

김환기, 이우환 등의 작품은 가장 비싸게 거래되며 경매시장 총 낙찰가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국내 미술품 호당 평균가격이 가장 높은 작가는 크기가 작은 작품이 많은 박수근으로 호당 1억7800원으로 조사됐다. 천경자와 이중섭 작품의 호당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배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서울옥션·K옥션의 거래량이 전체 시장의 80%를, 상위 작가 20명의 낙찰가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경매 시장은 쏠림 현상을 보였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아트프라이스'는 2014년 한 해 동안 국내 미술품 경매사 8곳이 개최한 경매 결과를 분석해 29일 발표했다. 분석대상은 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이옥션, 아트데이옥션, 에이옥션, 옥션단, 꼬모옥션 등이다. 

◇ 서울옥션·K옥션 거래량 79.7%…김환기·이우환, 낙찰가 20.3%

2014년에 진행된 국내 미술품 경매는 총 85회로 서울옥션 15회, K옥션 18회, 마이아트옥션 5회, 아이옥션 8회, 아트데이옥션 11회, 에이옥션 12회, 옥션단 6회, 꼬모옥션 10회 등이다. 온라인 경매가 57.6%, 오프라인 경매가 42.4%를 차지했다.

고미술 및 현대미술을 포함한 경매 총 출품작은 총 1만3822개로 63.9%의 낙찰률을 보였다.

경매사별 거래량과 비중은 서울옥션 약 456억2900만원(47%), K옥션 약 317억1500만원(32.7%)으로 전체의 79.7%를 차지하며 경매 시장을 양분했다. 서울옥션은 지난해 거래량 비중 53.4%에서 다소 줄었고 K옥션은 지난해 28%보다 늘었다. 

이어 고미술을 주로 거래하며 100% 현장 경매를 진행하는 마이아트옥션과 아이옥션의 순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은 각각 약 72억7900만원(7.5%), 약 56억7300만원(5.8%)을 기록했다. 

장르와 소재를 망라해 낙찰가 100순위에 랭크된 국내 작가 작품은 66점이었다. 100순위에 17점이 랭크된 이우환과 15점이 랭크된 김환기 등 국내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어 해외 작가 작품 18점, 고미술품 16점으로 집계됐다.

김환기와 이우환 작품의 낙찰가는 전체 경매시장 낙찰가의 20%가 넘었다. 김환기는 46점의 낙찰가가 약 100억7700만원을 기록하며 전체 경매시장 총 낙찰가의 10.4%를 차지했다. 이우환은 72점의 낙찰가가 87억6300만원으로 경매시장 총 낙찰가의 9%를 기록했다.

◇ 최고 낙찰가 제프 쿤스 '꽃의 언덕' 24억4800만원

2014년 국내 최고가는 11월24일 서울옥션홍콩에서 거래된 제프 쿤스의 '꽃의 언덕'으로 1705만 홍콩달러(한화 약 24억4800만원)을 기록했다. 

역시 서울옥션홍콩에서 낙찰된 이우환의 '선으로부터'가 1369만 홍콩달러(한화 약 18억900만원), 앤디 워홀의 '꽃'이 1201만 홍콩달러(한화 약 17억2400만원)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김환기의 작품은 4위, 6위, 10위에 랭크됐다. 뉴욕시기에 제작된 '무제 16-VII-68 #28'와 '25-Ⅴ-70 #173'가 각각 15억원과 731만 홍콩달러(한화 약 10억5000만원)에, '21- Ⅲ-69 #45'는 9억원에 낙찰됐다. 

서울옥션에서 13억5000만원에 낙찰된 '백자청화육각향로'는 5위, 추사 김정희의 '시우란'은 10억4천만원으로 7위를 차지했다. 

8위는 파블로 피카소의 1953년 작 'Clown et Femme'로 9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우환의 '점으로부터 No.77022'는 691만 홍콩달러(한화 약 9억1300만 원)로 9위를 차지했다. 

2014년 낙찰 총액 상위 15위 국내 작가. © News1


◇ 낙찰 총액 970억7300만원, 전년비 34.8%↑…국내 작가 15명이 44.5%

2014년 전체 낙찰총액은 약 970억7300만원으로 총 거래액이 약 720억700만원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 150억원 이상, 34.8% 상승했다.  

작가별 낙찰총액 기준으로는 김환기, 이우환, 오치균, 정강화, 앤디 워홀 순으로  지난해와 달리 국내 작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해 낙찰 총액 1위는 쿠사마 야요이로 37억9000만원을 기록했었다.

미술품 경매 시장은 상위 20명의 낙찰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낙찰가 20순위 안에 랭크된 국내외 주요작가는 15명으로 전체 낙찰가의 44.5%를 차지했다. 해외 작가는 5명으로 9.9%다.

20위 내에 랭크된 국내 작가는 김환기, 이우환, 김창열, 오치균, 이대원, 박수근, 김종학, 천경자 등으로 2012~13년과 동일했고, 최근 단색화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정상화와 박서보가 새롭게 순위에 합류했다. 특히 국내 작가 상위 20위에 생존 작가가 9명이나 나와 주목됐다. 해외 작가로는 쿠사마 야요이, 앤디 워홀, 제프 쿤스, 파블로 피카소 등의 대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작가 중 경매 낙찰 수량은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던 김기창이 2순위로 밀려나고, 이대원이 21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대원에 이어 김기창 118점, 김종학·이왈종 각 83점, 이우환·김창열 각 72점이 낙찰됐다. 이대원 작품은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경매에서 이대원의 작품이 고가에 낙찰된 후 판화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이 대거 경매에 출품돼 낙찰 결과 역시 좋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4 KYS미술품가격지수 및 작년대비 증감률 작가 순위 비교.© News1
2014 KYS미술품가격지수 및 작년대비 증감률 작가 순위 비교.© News1


◇ 호당 가격 1위 박수근, 1억7758만원…천경자·김정희 호당 가격 상승

낙찰총액 기준 평면작품 국내 주요작가 50명을 대상으로 기존에 통용됐던 크기(호)별 가격을 지수로 비교한 '2014 KYS미술품가격지수'에서 평균 호당가격이 가장 높게 나타난 1순위 작가는 박수근이다.

크기가 작은 작품이 많은 박수근은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박수근 작품의 2014년 평균 호당 가격은 약 1억7758만원으로 2013년 2억 9917만원에 비해 40.64% 하락했다.

박수근을 '지수 100'으로 두었을 때 2위인 천경자는 46.46, 3위 이중섭 38.85, 4위 장욱진 29.65, 5위 김환기 9.2, 6위 도상봉
7.68 순이었다. 이밖에 이우환 5.34(7위), 이대원 2.57(11위), 김창열 1.87(16위), 김종학 1.03(23위), 오치균 0.97(25위)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천경자(438.26%)와 추사 김정희(660.49%)를 비롯해 정상화(267.65%), 장욱진(131.95%), 도상봉(124.24%), 이중섭(117.89%), 이우환(116.14%) 등의 작가들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박수근을 비롯한 심사정(-67.71%), 정선(-56.82%), 김환기(-39.25%), 이대원(-8.26%) 등의 작가들은 하락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대폭 하락했던 이중섭은 올 들어 2배 이상, 천경자는 지난해보다 5배 이상 상승했다. 2012년까지 100위 이하의 순위에 랭크됐던 추사 김정희는 2013년 33위를 거쳐 올해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미술품 경매시장을 중심으로 분석한 것은 명확한 거래내역의 결과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지 경매의 낙찰 가격이 미술시장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며 "'미술품가격지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지수뿐만 아니라 작가의 출품 대비 낙찰률을 꼼꼼히 함께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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