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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 뉴스테이 월세 100만원…국토부는 "안비싸다" 논란

[기자의 눈]대림동 주상복합보다 더 비싼데 누가 입주하나?

[편집자주]

월세 100만원이요? 그 가격이면 여의도에서 살죠." 

최근 이사할 집을 알아봐 달라던 대학후배에게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에 대해 설명하자 "월세 100만원은 부담스럽다"며 손사래를 쳤다. 

월세 100만원을 주고 살 바엔 금리도 싼데 대출을 더 받아서 전셋집으로 옮기겠다는 후배는 "싸고 좋은 집이 필요하다는데 비싼 월세 아파트에 살라는게 정부 정책이 맞냐"고 되물었다.

문득 뉴스테이 정책은 무주택자, 특히 뉴스테이에 입주해야 하는 무주택 중산층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테이 월세가 비싸다는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2015.05.13/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2015.05.13/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정부가 서울 대림동에서 시범적으로 공급하는 뉴스테이(전용면적 35㎡)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이다. 월세만 놓고 보면 여의도 주상복합 오피스텔 가격과 비슷하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득층의 평균 소득은 292만원 가량이다. 이들이 월세 100만원을 부담하면 소득대비 임대료 비율(RIR 지수)은 34%에 이른다. 우리나라 중소득층이 뉴스테이에 살려면 월 소득의 3분의 1 이상을 월세로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중산층이 부담하기에 뉴스테이 월세가 너무 비싸다고 시장은 지적하는데, 정부는 주변시세에 비해 저렴하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대림동 뉴스테이의 경우 사업장 인근 신대림 자이와 비슷한 가격이어서 임대료가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역세권에 위치한 고급 브랜드 오피스텔 월세와 뉴스테이 임대료를 비교하는 일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정부가 뉴스테이 시세 산정의 기준으로 역세권 브랜드 단지를 고집하는 이유는 수요자들이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급자인 민간 기업의 수익성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대한주택보증이 권역을 확대해 임대로 공급되는 빌라 등에 대한 시세도 조사했지만 이에 대한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뉴스테이 임대료가 너무 높다는 여론이 불거지자 이를 모면하고자 입맛에 맞춰 통계를 선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국토부는 뉴스테이 특별법으로 불리는 임대주택법 전부 개정안에서 기업에게 제공하려던 토지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기업특혜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지만 여전히 수요자에 대한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이라는 뉴스테이 정책 취지에 부합하려면 주변시세에 대한 모든 표본을 공개하고 적정 수준의 임대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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