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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 공수래 공수거"…60대 남성 익명으로 1억 기부

[편집자주]

경북에 사는 60대 남성이 익명으로 "어려운 이웃에 써 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성금 계좌에 ´5월15일 1억원´이 입금돼 있는 것으로 나와있다./사진제공=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News1
경북지역의 60대 남성이 신원을 밝히지 않은채 "어려운 일에 써 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

3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한 남성이 모금회에 전화해 성금관리 방법과 배분지원 현황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모금회 직원의 설명이 끝나자 이 남성은 "많지 않지만 곧 성금을 기부할테니 어려운 이웃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써 달라"고 당부했다.

10여분 후 모금회 성금 계좌로 1억원이 입금됐다.

모금회 측에서 그의 전화번호로 수차례 통화를 시도한 끝에 1주일 만인 지난 22일 간신히 연결됐고, 이 기부자는 "소문내지 말고 조용히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모금회 직원이 찾아간 약속 장소에는 검소하고 소탈해 보이는 작업복 차림의 60대 남성이 있었다.

그는 "인생사는 본래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다. 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사회에 되돌려주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몇년 전부터 이곳저곳에 기부를 해 왔는데 때가 되면 지역사회와 어려운 이웃에 모두 되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어떤 바램도 없이 순수하게 기부하는 것이어서 이름을 알리고 싶지 않다"며 끝내 신원 공개를 거부한 그는 "이것이 끝이 아니며, 앞으로도 크고 작은 기부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금회 측이 조사한 결과 이 남성은 2010년 12월부터 1년 동안 매달 20만원씩 정기적으로 기부해 왔으며, 지난달에는 모 단체에 네팔 지진 피해 지원 성금으로 5000만원을 쾌척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누리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겸양의 미덕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한 기부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숭고한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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