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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0㎞ 고속철에 '입석', 일본도 있다?

KTX 입석 판매 논란, 코레일 "일본도 입석 있다"
신칸센, 일부 차량 좌석 매진돼야 입석 판매
KTX 300㎞ 입석에 따른 안전문제, 지켜볼 일

[편집자주]

호남선 KTX 열차 © News1
호남선 KTX 열차 © News1

시속 300㎞로 달리는 KTX의 입석 판매 논란이 제기되자 코레일이 일본에서도 입석을 판매한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KTX 입석 승객이 지난해에 비해 10배 가까이 증가함에 따라 열차 내 통로나 차량 연결 구간으로 승객이 몰리면서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불편·안전문제 지적이 잇따랐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열차 증편과 입석 판매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코레일은 "일본 등 해외에서도 입석 사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뉴스1 7일자 기사 '시속 300㎞ 고속철에 웬 입석?…한국만 입석권 판매(종합)' 참조>

이에 일각에서 일본엔 '분명한' 입석 판매 사례가 없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코레일 측이 증거자료를 내밀며 반박에 나섰다.

일본의 고속철 신칸센, '확실한' 입석 판매를 하고 있을까?

9일 코레일에 따르면 일본 신칸센은 전 좌석을 지정석으로 판매하는 열차에 한해 모든 좌석이 매진될 경우 '입석(특급권)'을 발매한다. ▲하야부사 ▲하야테 ▲고마치 ▲카가야키 등의 신칸센이 그에 해당된다.

이 같은 내용은 JR 동일본 여객철도회사의 홈페이지 내 여객영업규칙에 올라 있다는 게 코레일 관계자의 설명이다.

코레일은 또 다른 증거자료로, 한 블로그 글과 그에 포함된 입석 티켓 승차권 스캔본도 제시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전석 지정석 열차인 카가야키 신칸센 좌석이 만석일 때 '입석'을 발매한다. 도호쿠 신칸센 하야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코레일의 주장대로 신칸센은 일부 구간에 한해 입석을 발매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입석 승차권이 나오는 건 아니다.

일본 신칸센에 입석이 존재한다는 내용이 담긴 코레일 측의 자료. 블로그 발췌 내용이 담겨있다. 2015.6.9.  © News1
일본 신칸센에 입석이 존재한다는 내용이 담긴 코레일 측의 자료. 블로그 발췌 내용이 담겨있다. 2015.6.9.  © News1


신칸센의 경우 보통 승차권을 지정석과 자유석 2가지로 판매·운영한다. 지정석은 말 그대로 특정시간 특정열차의 지정좌석을 받아 그 자리에 앉아 가는 것이고, 자유석은 특정 시간의 열차가 아닌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구간의 열차를 시간 구분 없이 탈 수 있는 티켓이다.

자유석 승객은 자유석 전용으로 지정된 열차 차량의 좌석을 이용해야하며 남은 자리가 없을 경우 서서 가야한다. 자유석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자유석 열차 내에도 앉을 자리가 없을 때 '입석' 승객이 발생한다는 말이다. 다만 그 같은 경우에도 티켓은 '자유석'으로, 처음부터 '입석' 티켓을 구입한 데 따른 결과가 아니다.

입석 승차권 판매는 제한된 조건 하에 발생한다. 자유석 없이 전 좌석을 지정석으로만 운영하는 일부 신칸센이라는 조건에, 좌석이 매진될 경우라는 나머지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JR 동일본 여객철도회사와 주한 일본대사관, 일본 국토교통성 관계자에 따르면 '도쿄 역~신아오모리 역' 구간을 잇는 동일본 여객철도(JR 동일본)의 '도호쿠 신칸센' 일부가 그에 해당된다.

도호쿠 신칸센 중 ▲하야부사 ▲하야테 ▲고마치 등 열차는 전 차량이 지정석이기 때문에 열차를 타려면 반드시 지정석 티켓을 예매해야하며, 티켓이 모두 매진됐을 때 그 이상의 이용객 수요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입석'이 판매된다.

호쿠리쿠 신칸센 중 '도쿄~가나자와' 구간을 달리는 '카가야키' 열차도 마찬가지다. 전 좌석이 지정석으로, 만석이 될 경우에 한해서만 입석 승차권이 발매된다.

JR 동일본 관계자는 "판매 시작부터 입석이 나오는 게 아니다. 좌석 매진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발생하는 티켓이다"며 "카가야키 신칸센의 경우 만석이 되더라도 도쿄에서 가나자와까지 가는 중에 중간 역인 죠에쓰묘코에서 일부 승객이 빠져나가면 입석 승객이 빈자리에 앉을 수 있지만 그 때엔 추가요금을 내야 좌석에 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한 일본대사관과 일본 국토교통성 관계자는 "일본 신칸센은 지정석과 자유석으로 운영하지만 하야부사, 하야테, 고마치, 카가야키 등 4개 열차는 전부 다 지정석으로, 만석일 경우에만 입석 특급권을 발매한다"며 "처음부터 지정석과 함께 입석을 발매하는 게 아니다. 또 자유석이 있는 차량일 경우 입석 판매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고속철 신칸센, 입석은 있다. 

하지만 해외입석 사례가 검증됐다고 해서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철 입석 운영에 따른 안전문제 우려가 불식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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