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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부활기…또 한달 늦춰진 '팬택의 운명'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 매각 마무리 시점 또 한달 연기…"국내 사업도 검토"

[편집자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팬택 본사/ © News1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팬택 본사/ © News1

수차례 매각 실패로 청산될 운명에 놓였던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이 우여곡절끝에 '새주인'을 만나 기사회생을 목전에 두고 또 다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팬택을 인수하려고 나선 '새주인'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국내 휴대폰 사업 재개와 고용승계 인력 확충 등을 검토하느라 인수대금이 늘어나면서 납기일을 한달 뒤로 늦췄기 때문이다. 당초 이들 컨소시엄은 4일까지 인수대금을 완납할 예정이었지만 납기일 연기로 '팬택의 운명'을 결정지을 날이 한달 뒤로 또 다시 미뤄졌다. 

4일 쏠리드 관계자는 "팬택, 옵티스, 투자자 등 여러 관계자들과 논의를 진행하면서 사업계획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내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금 팬택을 몰고온 상황이 그랬듯이 여전히 국내 스마트폰 경쟁상황에서 살아남기는 역부족"이라며 "점유율이나 물량 등에 연연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최소한으로 생산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파산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의 요청에 따라 팬택 인수대금 최종 납기일 연장을 허가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잔여 인수대금 납기일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인수자 측에서 납기일 연장을 요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의 잔여대금 납기일은 9월4일에서 10월8일로 미뤄졌다. 회생채권자 등이 참석하는 관계인집회도 9월11일에서 10월16일로 한달 늦게 열릴 예정이다.

당초 컨소시엄측은 팬택을 인수할 때 경쟁력이 없는 국내 시장에서 사업을 접고 해외에 집중할 방침이었다. 인도네시아 '국민 스마트폰' 사업을 포함해 동남아 통신장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껏 쌓아온 팬택의 브랜드 가치와 국내 이용자들에 대한 배려, 무엇보다 국내 사업 재개에 대한 팬택 직원들의 의지를 반영해 국내 스마트폰 생산을 고려하게 됐다고 쏠리드 측은 설명했다.

사업 계획이 일부 변경되면서 고용할 인력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컨소시엄은 개발자 중심으로 400여명을 고용할 계획이었지만 사업 확장으로 100명 이상 고용 범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포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설비도 추가로 인수하고 국내 주요도시의 AS센터도 운영하기로 했다.

쏠리드 관계자는 "고용 인력과 인수 자산도 늘어나면서 인수대금도 본계약 당시 400억원보다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10% 내외로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팬택과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지난 7월 M&A 본계약을 체결하고 매각 작업을 추진해왔다. 컨소시엄은 본계약 당시 40억원을 계약금으로 냈고 지난달 17일에도 인수대금의 10%인 40억원을 추가로 납부했다. 팬택도 지난달 25일 이준우 대표 명의로 재판부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법원이 11일 관계인집회를 열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 매각은 마무리되는 것이지만 예상과 달리 컨소시엄측이 대금 완납을 지연하면서 매각절차 막바지에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3월 팬택은 미국계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와 수의계약을 앞두고 인수자측이 연이은 인수대금 납기일 연장을 하면서 매각에 실패한 바 있다. 팬택으로서는 똑같은 일을 또 겪을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쏠리드 관계자는 "투자자들과 논의할 것이 많아져 예정 납기일을 하루 앞두고 연장을 요청했지만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투자자들과 만나고 있으니 예정대로 인수대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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