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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세계시장"…문화창조벤처단지 입주 벤처기업 면면은?

[편집자주]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로 문화창조벤처단지 개소식에 참석한 뒤 전통 국악과 기술을 융합한 공연 콘텐츠 기업 '공명'의 서형원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5.12.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로 문화창조벤처단지 개소식에 참석한 뒤 전통 국악과 기술을 융합한 공연 콘텐츠 기업 '공명'의 서형원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2015.12.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화콘텐츠 분야 벤처·스타트업의 사업화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문화창조벤처단지가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옛 한국관광공사 건물을 리모델링해 29일 개관했다. 이곳에는 13대1의 공모 경쟁률을 뚫어낸 문화·관광·콘텐츠 분야 93개 업체가 입주한다.

윤태용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문화창조벤처단지 입주기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콘텐츠 25개를 발굴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벤처단지 입주 기업들은 정부 기관과 시장에서 창작 역량과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은 곳이라는 것이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벤처단지 건물 10~15층에 자리잡은 입주 기업들의 사무공간을 돌아보며 주요 입주업체 대표들을 직접 격려하기도 했다. 문체부와 벤처단지 운영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추천으로 대통령까지 나서 응원한 유망 입주기업 3곳의 대표들을 만나 그들의 꿈을 들어봤다. 바로 홍의재(43) '엠랩' 대표와 최혁재 (37) '마이쿤' 대표, 서형원(45) '공명' 대표다.

이들은 우선 "문화창조벤처단지 입주를 통해 모든 스타트업들의 현실적인 고민인 수 억원에 달하는 임대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콘텐츠 제작을 위한 관련 설비가 벤처단지 내부에 모두 갖춰져 무상 이용 가능한 점과 벤처단지 내 관련 기업과 다양한 형태로 협업할 수 있다는 점, 다양한 투·융자 지원 등이 문화창조벤처단지 안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목표는 글로벌 시장"-엠랩 홍의재 대표
엠랩 홍의재 대표 © News1

엠랩은 동영상을 보다 쉽게 검색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관계망(SNS) 기반 동영상 콘텐츠 태깅 서비스 플랫폼' 업체다. 동영상 도중 궁금한 점이나 감상 등을 SNS에 올려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자막없이 미국드라마를 보다가 잘 안 들리는 문장을 질문하면 댓글이 달리고, 유명 배우가 입고 나온 패션 아이템이 어떤 것인지를 바로 공유할 수 있으며, 인터넷 강의에 대한 소감 등을 나눌 수 있도록 해준다.

이는 지금까지는 없던 새로운 기술이다. 홍의재 엠랩 대표는 "한국 특허를 이미 받았고, 미국과 일본 특허는 출원 중"이라며 "이로 인해 국내 주요 정보기술(IT)기업 뿐 아니라 유수의 글로벌 기업에서도 우리 회사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했다.

홍 대표는 대학원 지도교수가 설립한 IT벤처에서 근무하다 2012년 엠랩을 창업했다. 그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동영상 제공업체, 교육서비스업체 등에 기술 플랫폼을 제공하는 수익모델을 생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 몇 억원의 펀딩을 받았지만 우리 회사와 비슷한 스타일의 기술을 가진 이스라엘 기업이 앞서 1조원이 넘는 투자를 받기도 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면 투자받는 금액이 몇 억원이 아니라 단위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어 "벤처단지 내에서 다른 스타트업과 협업을 펼쳐 보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플랫폼을 정교하게 다듬어 내년에 시장에서 확실하게 기술력을 검증받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20대에게 라디오를 알려주마"-마이쿤 최혁재 대표
마이쿤 최혁재 대표 © News1

동영상 관련 서비스가 주업인 엠랩과 달리 마이쿤은 '1인 소셜 라디오 서비스'인 애플리케이션 '스푼'을 주업으로 하는 회사다. 애초 스마트기기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장소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앱을 개발했다가 사업 방향을 틀었다.

이 회사의 최혁재 대표는 "동영상 중심인 인터넷 환경에서 사업전략이 '시대착오'적 방향이 아니냐"는 질문에 "해외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서비스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고 있다"며 "지금 10~20대는 라디오를 몰라 신선하게 생각하고 있어 오히려 동영상에 비해 '블루오션'(경쟁자가 많지 않은 신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마이쿤의 사업모델은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보육·투자기관인 500스타트업의 초청을 받아 최 대표와 이 회사 직원들은 지난 1월부터 6개월간의 현지 연수를 받았다. 국내 벤처캐피탈과 해외 벤처투자회사 2곳에서 총 7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최 대표는 LG전자에서 개발자로 딱 10년간 일하다 2013년 홍대 앞 쪽방에서 창업을 했다. 마이쿤의 수익모델로는 '음성 타켓팅 광고'와 동영상 서비스 '아프리카'처럼 청취자들이 지불하는 콘텐츠 댓가 등을 생각하고 있다.

그는 "문화창조벤처단지 내에 그 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스타트업들도 들어왔다"며 "이를 포함해 많은 기업들과 교류하면서 사업을 발전시켜 최대 입주 허용 기간인 4년 이내 수익모델을 찾아 독립해 나가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전통음악을 세계화할 것"-공명의 서형원 대표
서형원 공명 대표 © News1

공명은 2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전통 국악과 기술을 융합한 공연 단체의 이름이자, 이 단체가 개발한 창작악기의 이름이기도 하다. 공명은 깊은 울림이 있는 이국적 음색을 갖고 있다. 서형원 공명 대표는 "대나무로 만든 공명 외에도 전자 장구 등 창작 악기를 개발했다"며 "이 밖에 뱀부뱀부 등 보급형 악기도 만들어 보급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명은 국내에는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미뎀'(MIDEM) 등 세계적 국제 페스티벌에서 초청 공연을 펼친 바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월드뮤직 단체다. 여러 차례 외교 수교행사 공연도 했으며 영국에선 7개 도시를 열며 순회공연을 하기도 했다.

공명을 설립한 지 올해 18년째라는 서 대표는 "그동안 단체를 운영하느라 힘들었지만 우리 음악을 세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콘텐츠진흥원과 문체부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공연콘텐츠를 사업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료-문체부 © News1
자료-문체부 © News1

◇옥스포드대 전자책 플랫폼 개발업체 등 유망 스타트업 다수 입주

콘텐츠진흥원은 이 밖에도 '아이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유망 스타트업이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했다고 소개했다. 아이포트폴리오는 전 세계 10만여명의 학생들이 학습을 위해 이용하는 영국의 명문 옥스포드대의 출판부 전자책 공식 플랫폼인 'OLB'(Oxford Learner’s Bookshelf)를 만든 회사다. 이 회사는 또 여행콘텐츠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능을 탑재한 플랫폼 '트래벌룬'으로 애플이 선정하는 '베스트앱'에 뽑히기도 했다.

생활공간의 일부를 공유하는 주거 형태인 '쉐어 하우스'의 노하우 공유 서비스를 만든 업체 '도빗'도 눈여겨 볼만 하다. 사명과 같은 이름의 서비스를 만들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고정구독자 85만명을 확보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2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특정 분야의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나 일반인을 섭외해 검증을 거친 영상, 이미지, 웹툰, 인포그래픽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생활, 뷰티, 헬스, 푸드, 여행 등 폭 넓은 카테고리를 다루면서 인기를 얻었다.

콘텐츠진흥원은 이 밖에도 △드론을 이용한 관광콘텐츠 제작업체인 '엠엠피(대표 김진규) △체험형 홀로그램 공연을 제작하는 '닷밀'(대표 정해운) △입체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만드는 '매크로그래프'(대표 이인호) △푸드 콘텐츠 채널 '오늘 뭐 먹지'을 만든 '그리드잇'(대표 이문주) △멀티미디어 인형음악극 콘텐츠를 만드는 '시간극장'(대표 임충일) 등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체로 꼽았다.
문화창조벤처단지 증별 구성도. © News1
문화창조벤처단지 증별 구성도.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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