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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팔라우섬, 2~3주내 물 완전히 바닥"

엘니뇨에 장기 가뭄 '지원 절실'

[편집자주]

팔라우섬 © AFP=뉴스1
팔라우섬 © AFP=뉴스1


열대 태평양 지역에서 물부족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팔라우는 생명이 위협받는 가뭄을 겪고 있다. 현지 당국은 4일(현지시간) 이번달에 물이 완전히 말라버릴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1만8000명이 살고 있는 팔라우는 최악의 엘리뇨로 촉발된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지난달 국가 비상사태를 이미 선포했다. 정부 대변인은 AFP통신에 "국가비상사태가 이미 선포됐다"면서 "위기 해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국가비상위원회(NEC)는 위기 해법을 논의했다.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을 위해 마련된 NEC 보고서는 비관적 전망을 담았다. 보고서는 "현재의 수위와 사용률을 감안하고 그리고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2~3주 내에 남아 있는 모든 물이 바닥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 코로르에서 수돗물은 이미 1일 3시간 미만으로 배급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제공할 물이 충분하지 않아 학교는 단축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과 교도소 등의 운영도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보고서는 "NEC는 직접적 물 운반뿐 아니라 자재와 설비 지원과 관련해 일본, 대만 정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팔라우 주재 일본 대사관은 지원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어떤 식으로 지원할지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팔라우는 또 대만으로부터도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NEC 보고서에 따르면 팔라우 정부는 미군에 점차 심화되는 절망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휴대가 가능한 정수기를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에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 하반기 전까지 엘리뇨가 약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엘리뇨로 마셜제도와 미크로네시아연방공화국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괌과 북마리아나는 예년보다 훨씬 낮은 강우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로르에서는 사람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병에든 생수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현지 주민 롤린다 조나단은 "물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운반하는 스트레스와 우려, 그리고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며 "적은 양의 물로 하루를 시작해야 하니 매일 아침 전쟁을 치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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