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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송영길 '충격의 컷오프'…친노의 전략적 배제에 '쓴잔'

친노표 秋-金에 분산·비노 결집·역선택…전략실패
"宋이 대표되면 차기 대선주자급이라 견제" 분석도

[편집자주]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 탈락한 송영길 후보가 단상에서 내려와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2016.8.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범주류인 4선 송영길 후보가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당내에서는 송 후보의 컷오프 이유로 크게 친노(친노무현) 표 분산과 비주류 대표주자를 자처한 이종걸 의원의 막판 출마로 인한 비노(비노무현) 진영 결집, 역선택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더민주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8·27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치른 결과 당권경쟁 구도는 추미애 이종걸 김상곤(기호순) 후보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송 후보는 당초 추 후보와 함께 4명의 후보 중 '양강'으로 분류됐다. 일찌감치 전대 출마를 선언하고 지지기반을 닦아온 그가 이날 컷오프 주인공이 되면서 당내에선 이변이 벌어졌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더민주 당권주자 중엔 '유일한 비주류'인 이 후보나 유일한 원외 주자로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김 후보 가운데 1명이 탈락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결과는 당 안팎의 예상을 빗나갔다.

당내 최대계파로 주류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 표심은 막판에 주류 후보인 추미애·김상곤 후보에게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당내 비주류진영 지지를, 김 후보는 친문진영 지지와 경기도교육감 재임 당시 인연 등으로 컷오프를 통과한 것이란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송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차차기 대선주자가 될 수 있지 않냐고 생각해 친노들이 표를 추·김 후보에게 나눠준 것 같다"며 "당내 안희정·박원순계가 송 후보가 대권주자로 클 가능성이 있으니 표를 안 줬을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당내 중도 비주류 인사들이 송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후보가 출마하면서 그쪽으로 뺏긴 표도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송 후보는 고배를 마신 뒤 기자들과 만나 "예상 못 했다"며 "이게 예비선거이고 순위가 안 나오다 보니 전략적 배제 등 여러 고민이 (선거인단에) 있었던 것 같다. 다 (제가) 될 거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을 찍은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송 후보 측은 친노진영이 '친노 성향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김 후보를 조직적으로 밀기로 했다'는 소문을 비주류진영에 흘리자 위기감을 느낀 비주류가 송 후보 대신 이 후보 쪽으로 결집, 결국 역선택이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한 당직자도 이 후보의 컷오프 통과와 관련, "송 후보가 '2강 전략'을 잘못 세운 것"이라며 "반노(반노무현) 진영에서는 5선의 이 후보를 떨어뜨리기엔 불편해 표를 준 것이 송 후보에겐 '역선택'이 되며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기본적으로 지지세가 있는 김 후보보다 지지가 현저히 낮아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투표엔 예비경선 선거인단 363명 중 263명이 참여해 투표율 72.4%를 기록했다. 무효는 4표다. 본선에 진출한 세 후보의 순위와 득표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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