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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갔다온 대학생이 '데이트 강간' 5배 높다

군필 대학생 7.2%…데이트 중 억지로 성관계 시도
대학생 45.6% "외모평가·음담패설 한 적 있다"

[편집자주]

 군필·미필 대학생 데이트 강간 가해  비율© News1
 군필·미필 대학생 데이트 강간 가해  비율© News1

군대를 갔다온 대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이른바 '데이트 강간'을 더 많이 저질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대학생 2명중 1명꼴로 외모에 대한 성적 모욕이나 음담패설 같은 언어적 성희롱을 가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여러 대학의 단체 카톡방서 성희롱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된 것처럼 대학생 사이에 언어를 이용한 성희롱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교육부의 '대학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피해 구제 강화를 위한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이 대학생 144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군경험이 있는 대학생 10명 중 1명 가량이 원치 않는 연인과 억지로 성관계를 맺는 '데이트 강간'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군대에 갔다온 학생 461명의 7.2%인 33명이 데이트할 때 원치 않은 성관계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대학생은 167명 중 1.2%인 2명이 데이트 강간을 시도했다. 군필자의 데이트 강간 시도 비율이 약 5배 높았다. 

연구팀이 이유를 분석한 결과 군대를 갔다온 대학생들의 '성 인식'이 더욱 보수적이었다. 군대를 갔다온 대학생들은 △남성은 성적으로 강하고 성관계를 주도해야 한다 △여성은 성적 욕구가 있더라도 억제해야 한다 △여성의 가치는 성적으로 얼마나 섹시한가에 달려있다고 여기는 등 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남성 중심적이었다.

또한 대학생의 45.6%가 외모를 성적으로 평가하거나 음담패설의 대상으로 삼는 등 언어적 성희롱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부 대학에서는 단체 카톡방이나 페이스북 등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을 하고 음란물을 공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어났다. 응답자 절반가량이 언어적 성희롱을 답한 것처럼 이미 이 같은 성희롱이 대학 사회에 만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성 인식과 함께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자신의 성적매력을 이용할 수도 있다" "포르노는 긍정적 성교육 기능이 있다" "성 산업이 없다면 강간 등 성폭력이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성폭력 방지를 위해 성매매는 필요하다" 고 생각하는 등 '성 산업'과 관련한 인식이 보수적일수록 언어적 성희롱 가해 경험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쓰인 설문조사는 2015년 11월 구글 온라인 설문을 통해 남학생 652명과 여학생 789명 등 총 1441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성폭력 가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성과 성 산업에 대해 더 진보적인 인식과 태도를 가지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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