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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정주영 '코라오' 오세영 회장...朴 대통령도 감동

맨주먹으로 도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1등기업 일궈
남의 것 빼앗지 않고 벌면 나눈다...나눔경영이 사업밑천

[편집자주]

오세영 코라오 회장(뉴스1DB)/News1
오세영 코라오 회장(뉴스1DB)/News1

라오스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현지 1등기업인 코라오(Kolao)의 성공스토리를 극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너인 오세영 회장 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라오스 동포간담회에서 한국이 살 길은 해외로 나가 성공 신화를 쓰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코라오를 라오스 대표 기업으로 성장시킨 오세영 회장을 치켜세웠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본사를 둔 코라오그룹은 1997년 현지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20여년만에 눈부신 성장을 일궈냈다. 자동차 조립 판매사업부터 시작한 코라오는 현재 바이오에너지, 전자·유통, 건설, 금융, 레저 등 분야에서 폭넓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 자동차·전자 계열사만 12곳...라오스 국민기업

라오스의 국민기업으로 통하는 코라오그룹은 1997년 현지에서 중고자동차 조립·판매 사업을 하던 작은 업체였다. 코라오는 코리아(Korea)와 라오스(Laos)를 합친 말이다.

코라오가 라오스 국민기업으로 발돋움한 시점은 1999년 현지 공업도시인 사바나켓에서 공장을 인수한 뒤부터다. 자동차 조립라인을 갖춘 코라오는 2002년 최초로 AS센터를 열고 라오스에서 고객만족 경영을 펼쳐나갔다.

덕분에 한국산 중고차 2대를 수입·판매해 시작됐던 코라오의 자동차 사업은 현지 시장점유율 40%를 웃돌 정도로 성장했다.

라오스에 등록된 자동차 20여만대 중 절반가량이 코라오가 판매한 한국 자동차일 정도다. 지난해에는 자체 생산 트럭 대한(DAEHAN)을 출시해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라오스 자동차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7년 바이오에너지 사업에 진출한 라오스그룹은 이듬해 전자제품 양판점인 K-Plaza를 오픈하며 전자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8년말 계열사인 인도차이나뱅크를 설립한 뒤 라오스에서 금융상품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코라오그룹은 물류·건설·금융 등으로 영역을 넓혀 활발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금융, 건설, 유통 관련 계열사만 12곳에 달한다.

◇ 남의 것 빼앗지 않고 벌면 나눈다...일하고 싶은 기업 1위

오세영 라오스 회장의 성공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사회책임 경영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코라오그룹의 임직원 3500명 중 한국인은 10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주재원 중심 사업으로는 현지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오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라오스에서 사업을 키워나간 코라오그룹은 일자리 창출과 이익 재분배에 기여하면서 현지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라오스 대학생들은 일하고 싶은 기업 1순위로 코라오를 꼽고 있다.

코라오 10계명에서도 라오스 대표 기업을 일궈낸 오세영 회장의 경영철학을 읽을 수 있다. 코라오 10계명 5번은 "고객 만족에 저해되는 일과는 절대 타협하지 말라"다. 7번과 9번은 각각 "현지 중소상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업을 삼가라"와 "이익의 사회환원을 무조건 실천하라"다.

이는 사회주의 전통이 강한 현지에서 커다란 사업밑천이 됐다. 남의 것을 빼앗는 미운 일을 하지않고 하나씩 하나씩 힘들게 벌어서 번 것을 나누니 자연히 현지인에게 고마운 기업, 훌륭한 기업으로 각인됐다. 

오 회장은 라오스에서 매년 100만~150만달러를 들여 저소득층을 위한 교육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라오스의 세금 납부도 1위, 사회공헌도 1위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철학이 코라오가 라오스 대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된 것이다.

◇ 황무지에서 도전, 1등 기업 일궈...고 정주영 회장과 닮은꼴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이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1960년생인 오 회장은 대학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베트남, 라오스 등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1990년 동남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베트남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던 오 회장은 승승장구했지만 1996년 위기를 맞았다. 현지 정부의 급작스러운 수입금지 조치로 회사가 도산한 것이다.

사업실패 후 인도차이나반도 배낭여행에 나선 오 회장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한국산 중고차가 5대뿐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무것도 없으니 오히려 도전할만 하다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닮았다.

오 회장은 라오스로 옮겨 한국의 중고자동차를 수입한 뒤 저가에 판매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를 기반으로 라오스 공업도시인 사반나케트에서 공장을 인수해 자동차 조립라인을 갖추고 코라오 브랜드를 알려나갔다

오 회장은 라오스에서의 성공경험을 밑천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올해 4월 코라오는 베트남에서 판매할 자체 트럭 브랜드인 대한의 1.25톤 모델 슈퍼1 개발도 마쳤다.

오 회장은 "베트남 등 인근 지역에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현지 상황에 맞춘 모델 개발과 판매·AS를 함께 진행하면 빠른 시간 안에 시장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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