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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침수 피해 왜 컸나? 만조·물폭탄 겹쳐 하천들 범람

차일피일 미루던 울산시의 치수대책도 피해 한 몫
우정혁신도시 개발로 인근 지역 침수 가중됐을 수도

[편집자주]

홍수경보가 내려진 울산 태화강 울산교가 범람직전에 놓여 있다. 태화강의 수위는 경보 수위인 5.5m를 초과해 5.58m에 육박했다. © News1 이상문 기자
홍수경보가 내려진 울산 태화강 울산교가 범람직전에 놓여 있다. 태화강의 수위는 경보 수위인 5.5m를 초과해 5.58m에 육박했다. © News1 이상문 기자

제18호 태풍 차바로 울산의 태화강이 홍수위를 초과하고 태화강으로 모아지는 하천들이 범람한데는 울산만의 만조시간대와 최고 강우량을 기록한 시간대가 겹친 것이 큰 원인의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울산 중구 우정동과 태화동, 삼산동 일대의 도로가 침수되고 지역 상가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한 것은 상습적인 침수지역에 대한 대처가 미뤄진데서 왔다는 진단도 나왔다.

5일 울산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조홍제 교수는 “이번 태풍으로 내린 266mm의 비 중 절반에 가까운 104mm의 비가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가까이 집중됐다”며 “이 시간대는 울산만의 만조위와 거의 겹치는 시간이어서 태화강과 지류의 물이 빠르게 하류로 내려가지 못해 범람이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시간대에 내린 104mm의 비는 울산의 10월 강수량 가운데 최고치다. 또 이달 들어 3일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 비가 내려 울산지역 86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태풍 오기 하루 전인 4일 93.7%였다.

조 교수는 “하천이 범람하고 하천변 도로가 침수된 데에는 울산시가 그동안 예산 등의 문제로 미뤄놓았던 상습 침수지역의 되풀이되는 단면을 제대로 실감하게 했다”고 말했다.

울산시가 집중호우시 상습적으로 침수가 발생하는 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두고도 미처 손을 쓸 틈이 없이 최대 강우량을 보임으로써 생긴 자연재난으로 파악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태화시장과 우정사거리 등은 언제나 문제가 있는 지역이었으며 이번 태풍으로 집중적인 피해를 봤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예산을 투입해 고질적인 침수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정 혁신도시 개발로 인한 영향도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조 교수는 “혁신도시 인근지역에 대한 하수관거와 우수관거를 증설없이 그대로 사용해 혁신도시 지역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혁신도시 안의 저류지 2개로 쏟아지는 비를 감당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18호 태풍 차바(Chaba)로 울산지역에 태풍경보가 내려진 5일 오후 울산 중구 태화시장과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2016.10.5/뉴스1 © News1 장은진 기자
제18호 태풍 차바(Chaba)로 울산지역에 태풍경보가 내려진 5일 오후 울산 중구 태화시장과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2016.10.5/뉴스1 © News1 장은진 기자

혁신도시 개발로 상습 침수지역 인근 산지가 도시화 되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자연 침투되는 현상을 방해해 하류 지역으로 넘쳐 흘렀다는 주장이다. 혁신도시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이 배수는 되지 않고 기존의 관거로 버티다 보니 생겨난 현상으로 본 것이다.

조 교수는 “이번 태풍에 한꺼번에 내린 비는 천재지변에 가깝고 어느 도시에서 이 정도 양의 비가 내린다면 도시가 잠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제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울산시가 본격적인 치수 정책을 수립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기상대는 이번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와 하천 범람에 대한 원인에 대해 질의하자 “정확히 말하기에는 애매하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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