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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30대여 어여 드루와" 그랜저 IG, 고급에 젊음을 입다

날렵한 외관으로 대변신…"30대 계약 60% 늘어"
방음 '만족', 주행안정성 '합격', 퍼포먼스는 '글쎄'

[편집자주]

신형 그랜저 IG© News1
신형 그랜저 IG© News1

그랜저는 국내 준대형 세단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인지도 만큼이나 기대도 크고, 특히 노조 파업과 품질 논란 등 겹악재로 시름중인 현대차 구원투수로써 당초 예상보다 한 달여 일찍 등판했다.

현대차는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30년을 맞은 그랜저의 5번째 성형에서 칼을 크게 댔다. '그랜저=아재차'라는 그간 인식을 깨는 스포티한 외관으로 돌아왔다. 가히 회춘이라는 표현이 무방할 정도의 파격 변신이다.

'준대형의 기준'이라는 신형 그랜저의 주행성능은 어떠할까. 지난 25일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강원도 홍천 샤인데일 CC까지 72.5Km 구간에서 3.0 가솔린 모델을 시승하며 점검해봤다.

◇커졌는데 작아보여? 날렵한 외관 덕분…"30대 어여 드루와"

6세대 그랜저는 전장 4930㎜, 전폭 1865㎜로 5세대 모델 대비 전장과 전폭이 각각 10㎜, 5㎜ 더 확장됐다. 하지만 실제 체감하는 크기는 오히려 5세대 모델보다 작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이유는 바로 외관 변화 때문이다. 전면부 대형 캐스케이딩 그릴을 낮춰 무게중심이 전반적으로 하향조정된 느낌이다. 보닛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두줄 라인과 날렵한 눈매를 연상시키는 헤드램프는 스포티한 감성을 살리면서도 고급스러움을 놓치지 않았다.

후면부는 강렬한 인상의 LED 리어 콤비 램프가 곡선 라인과 조화를 이뤄 세련된 감성을 살려준다. 전면부가 제네시스 외관에 한발 다가선 느낌이라면, 후면부는 얼핏 SM6를 연상케 한다는 평도 많았다.

내부는 날렵한 인상과 달리 안락하고 쾌적한 느낌을 안겨준다. 좌석은 넉넉하고 센터페시아는 간결하다. 최근 스마트 기능이 강화되며 버튼 수가 늘어나면서 이를 처음 접한 초보운전자는 조작법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버튼이 많아지면 운전중 조작에도 신경이 더 쓰이기 마련이다. 그랜저의 깔끔하게 정돈된 센터페시아 구성은 오히려 직관성을 높인 느낌이다.

내장재도 수준급이다. 손이 닿는 곳에만 고급재를 사용하고 손이 잘 안 가는 곳은 값싼 소재로 처리하는 '꼼수'가 없어 이 점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최고급 브랜드라는 수입차 일부에서도 종종 이런 꼼수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세련된 외관과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살린 내부 인테리어의 조화는 30대부터 50대 이상 장년층 모두를 타겟으로 삼겠다는 현대차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 유창승 이사는 시승행사에 앞서 "사전계약 비중은 기존 현대차 고객 비중이 높은데 3040 세대 비중이 48%로 기존 HG 대비 7% 증가했다"며 "신규 유입된 고객 중 30대 비중이 60% 이상으로, 젊은 감각의 프리미엄 세단으로 어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형 그랜저 내부© News1
신형 그랜저 내부© News1


◇방음 '만족', 주행안정성 '합격', 퍼포먼스는 '글쎄'

신형 그랜저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마트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이중 스마트 모드는 운전 성향에 따라 자동으로 모드를 제어하는데, 시승중에는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로 주로 운행했다.

컴포트 모드 주행은 전반적으로 가속/감속 밸런스가 잘 맞춰졌지만 시속 120km를 기점으로 추가 가속시 멈칫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순간 가속과 가속 성능이 확실히 개선되는 느낌이지만, 스포츠 세단에 비해 반응성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방음은 꽤나 만족스러웠는데, 저속 운행시에는 풍절음과 노면음 차단 수준이 제네시스 브랜드와 대등한 정도로 느껴졌다. 120km/h 이상의 고속 주행시에도 귀를 거스를 만큼 소음이 새어들지 않는다. 풍절음 보다 노면음 차단에 좀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스티어링휠은 확실히 묵직해졌다. 지면을 꽉 움켜쥔 듯 버텨주는 손맛에 시속 150km까지 내달려도 불안감이 없다. 차체가 낮게 깔리는 느낌이어서 코너링도 안정적이었고, 급감속시 브레이크 반응성도 적당했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전반적으로 수준급이지만, 코너 구간에서는 내차선 안쪽에서 다소 좌우를 오가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시속 100km로 크루즈 기능을 활성화 시키자, 주행중 80km/h 카메라 단속 구간에서는 계기판에 카메라 모양 알람과 함께 스스로 79km/h로 속도를 제어했다.

전반적인 주행성능은 그랜저란 이름값에 부끄럽지 않았다. 주행안정성과 방음 등 프리미엄 세단으로서 성능은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퍼포먼스 성능도 중시하는 30대 계층에게 어필하기엔 다소 부족해 보이는 면도 있다.

신형 그랜저의 공인연비는 10.1km/ℓ로 그 자체로는 준수하다고 말하긴 힘들다. 연비 면에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나, 이날 시승을 마친 뒤 연비는 10.3km/ℓ를 찍었다. 스포츠 모드로 절반 이상 주행하며 성능테스트를 위해 급가속과 급감속 등을 반복한 것을 고려하면 준수한 연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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