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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연 김재연 전 통진당 의원…"책으로 주민과 소통"

의원직 상실 후 방송진행·1인출판 거쳐 책방주인으로
의정부 촛불집회 개최 등 정치활동도 병행

[편집자주]

김재연 전 국회의원이 30일 의정부시 민락동에서 오픈한 '인생서점'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 News1
김재연 전 국회의원이 30일 의정부시 민락동에서 오픈한 '인생서점'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 News1

김재연(36)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마음 맞는 청년들과 뭉쳐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 송현고등학교 후문쪽 골목 한 귀퉁이에 14평 남짓 조그만 책방 '인생서점'을 열었다.

30일 오후 7시 정식 오픈파티를 가진 인생서점은 500여권의 책들이 서가에 꽂혀 있다. 문학, 인문학 서적들이 주를 이루고 그림책, 만화책, 에세이집도 더러 있다.

인생서점은 손님들로부터 '내 인생의 책'을 적극 추천 받아, 매대에 진열한다. 추천 받은 책을 구입하면 추천사가 적힌 책갈피가 덤이다.

커피와 녹차도 판매하는데 회원가입하면 책을 살 때마다 아메리카노 한잔이 무료다.

김 전 의원은 "내 이름으로 사업자등록했지만 개인적 취향으로 개점한 책방이 아니다. 인생서점 운영방식은 어디까지자 청년 운영진들과 함께 논의한다"고 말했다.

김재연 전 의원이 청년들과 함께 의정부 민락동에 개점한 '인생서점' © News1
김재연 전 의원이 청년들과 함께 의정부 민락동에 개점한 '인생서점' © News1

김 전 의원은 의정부에 시댁이 있어 인연을 맺었지만 이제는 삶의 터전이다. 새해에는 대구에 있는 친정부모도 의정부로 이사하기로 했다.

의정부에 서점을 차린 것은 "책을 매개로 의정부만의 고유한 색깔에 녹아들어가 지역의 '배움을 찾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도서 거래량이 적어 대형 책도매업체에서 거래를 터주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우려와 달리 활발히 거래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그림책, 동화책, 청소년을 위한 교양서 등 지역민과 친해지기 수월한 서적들을 늘려나가고 싶다. 아낌없이 추천해달라"고 말했다.

베스트셀러도 앞으로 꾸준히 서가에 진열할 예정이다. 가오픈 기간에 방문한 손님들의 '베스트셀러도 판매하라'는 꾸준한 요청을 못 이겨서다.

장서했거나 기증 받은 책들은 도서 상태에 따라 정가의 30~40% 가격으로 판매한다.  

그는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전면으로 배치했다. 지역민들에게 어떤 책이 많이 팔리는지 궁금하다"면서 지역민들과의 '책교감'을 기대했다.

김재연 전 국회의원이 1인출판사 '스무살의봄'을 운영하며 출간한 첫책 '나는, 또한 당신입니다'를 인생서점에서 들어보이고 있다. © News1
김재연 전 국회의원이 1인출판사 '스무살의봄'을 운영하며 출간한 첫책 '나는, 또한 당신입니다'를 인생서점에서 들어보이고 있다. © News1

매대에는 김 전 의원이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출간한 '나는, 또한 당신입니다'도 있다. 지난 5월28일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다가 전철에 치어 숨진 스무살 고인에게 보낸 편지를 묶은 책이다.

그가 최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만화가 최규석의 '100℃'라고 한다. 책방을 방문한 지인으로부터 추천 받은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도 추천했다. 이 책들은 추천서가에 꽂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2년 전 통진당 해산 후 인터넷방송 진행자, 1인 출판사 '스무살의봄' 대표를 거쳐 동네서점 대표로 변신했다.

그동안 20대 총선에 의정부을 선거구에 출마했고 캠프 스탠리 미군부대 재배치 지연 문제, 친박 홍문종 의원에 대한 비판 등 지역 정치활동도 전개했다.

의정부 행복로 촛불집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으며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에 '정당해산 확정 비례대표 의원직 상실'이라는 메모가 드러난 이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특검에 고소했다. 이 사건에 대해 민변, 세월호 유가족, 전교조, 문화예술인들과 공동대응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인생서점을 갓 출발했는데 혼란한 정국으로 여느 때보다 더 정치 관련 일이 부쩍 많아졌지만, 1월 첫째주부터 책읽기 소모임을 시작하고 낭독회·공연·전시회 등 주민들에게 자양분이 되는 기획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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