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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위기론' 맞아?…1월 中관광객 4.4% 늘었다

춘제 연휴기간 방한 14.6만명으로 8.4% 증가
단체보다 개별 여행객 비중 높아

[편집자주]

5일 오전 평창윈터페스티벌 대관령눈꽃축제와 연계해서 연장운영 중인 평창송어축제를 찾은 중국인 여성 관광객들이 송어낚시를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평창군 제공)
5일 오전 평창윈터페스티벌 대관령눈꽃축제와 연계해서 연장운영 중인 평창송어축제를 찾은 중국인 여성 관광객들이 송어낚시를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평창군 제공)

미국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의 국내 배치를 놓고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한국을 압박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지난 1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아직까지 공격적이고 본격적인 제재에는 나서지 않은 데다, 정부 정책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단체 여행객보다 개별 단위 관광객의 입국이 꾸준하게 이뤄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숫자는 54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춘제(음력설) 연휴 기간에 방한한 중국 관광객 잠정집계치는 14만 6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 증가했다.

지난 1월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20만여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1.4% 늘었다. 다른 나라를 포함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 통계와 비교하면 '제1 방한시장'인 중국 관광객 증가 추세는 상대적으로 둔화된 모습이지만, 중국 정부의 '사드' 관련 보복과 관련한 우려에 비해서는 꾸준한 모습이다.

◇'사드 發 위기'론에도 방한 중국 관광객 꾸준, 왜?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앞서 '단체용 전세기 불허' '단체 여행객 20% 제한' '비자 발급 요건 강화' 같은 일부 비공식적인 움직임은 있었으나, 중국 정부의 본격적이고 공격적인 사드 관련 제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관광은 민간의 인적 교류 성격이어서, 사드 배치에 따른 정치적인 영향이 다른 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최근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한국 대중문화·화장품 등에 대한 중국인의 호감이 여전해 중국 정부의 방한 관광객 제한 정책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료 한국관광공사 © News1
자료 한국관광공사 © News1

물론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월별로는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이는 계절별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 관광객은 7~8월이 성수기다. 겨울은 상대적으로 비수기여서 관광객 숫자가 줄었다가 다시 봄부터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영향을 직접 받는 단체 여행객보다는 개별 여행객의 비중이 높아진 점도 중국인의 방한이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국은 단체 여행객의 비율이 월등하게 높았으나, 최근엔 정부 정책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개별 여행객의 비중이 60~70%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중국인의 전체 해외여행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는 양상"이라며 "2014년 한 자릿수인 9% 증가로 내려오더니 지난해엔 4% 증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여행을 경험한 중국인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해외에서 씀씀이도 전 국가에 걸쳐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며 "개별 여행객들은 과거처럼 '기분파' 소비를 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전에 검색을 철저히 해보고 쇼핑을 하는 '스마트형' 소비 스타일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개별 중국 관광객 증가에 따른 변화는

유통가에서도 개별 여행객 비중이 높아지는 데 따른 변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춘제 연휴 기간 이름이 알려진 롯데·신라면세점이나 개별 여행객이 많이 찾는 강남 지역의 백화점 등은 10~20%대의 견조한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단체 여행객들이 주로 찾았던 서울 명동과 제주 지역의 상인들은 중국인들의 발걸음이 상대적으로 뜸해지며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으며, 신세계·갤러리아 등 단체 관광 위주의 신규면세점도 매출 부진에 울상이다.

문체부는 중국 해외여행 시장의 성장세 둔화 추세에 맞춰 올해 방한 관광객의 만족 제고 등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관광공사와 함께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개발, 모바일 마케팅 확대, 개별 여행객을 위한 지방 '테마여행 10선'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올해를 '한국 관광 질적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특히 중국 관광객과 관련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업계 내부에서도 개별 관광객 증가 추세에 따른 새로운 중국 시장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1월26일 인천국제공항 1층 입국장에서 춘절을 맞아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관광객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책자와 기념품 등을 나눠주며 환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1월26일 인천국제공항 1층 입국장에서 춘절을 맞아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관광객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책자와 기념품 등을 나눠주며 환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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