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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매는 뭉칫돈…MMF 설정액 반 년 만에 130조원 돌파

국내·외 정치리스크에 주식시장 침체까지
전문가들 "한동안 대기자금 규모 증가할 것"

[편집자주]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갈 곳 잃은 투자금들이 단기자금시장에 몰리면서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이 130조원을 돌파했다. 최순실 정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국내·외 정치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뭉칫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헤맨다는 방증이다.

MMF는 자산을 국채나 지방채, 특수채,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이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해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MMF 설정액은 130조3457억원으로 연초(104조9156억원)보다 25조4300억원이나 증가했다. MMF 설정액이 130조원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해 8월18일(131조9000억원) 이후 6개월 만이다.

언제든 돈을 찾을 수 있는 MMF로 투자금이 몰린 건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면서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진 까닭이다.

같은 시기 사드 한국 배치가 논의되면서 중국의 보복무역 조치 가능성까지 더해졌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국내 정치 리스크도 꾸준했다.

동시에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 지난 15일 기준 주식형펀드 순자산 총액은 64조6915억원으로 연초(63조9650억원)보다 7265억원이나 빠졌다. 주식시장이 좀처럼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지수도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2100선을 한 번도 넘지 못하면서 박스권에 갇혔다.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대기 자금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은 "코스피가 2100 가까이 오를 때마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데 이 자금이 투자 방향성을 못 찾고 MMF 등 단기자금에 몰려 대기하고 있다"며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지 않는 이상 관망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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