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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으로 난리인데" 이승훈 청주시장 연두 순방

"예정대로 하겠다" 내년 지방 선거 의식 행보
시의회는 2박3일 제주도 외유성 연찬회 '빈축'

[편집자주]

충북 보은군에서 두 번째로 구제역이 발생한 탄부면 구암리 방역초소에 13일 마을 주민이 나와 통행차량의 소독장면을 지켜보고 있다.2017.02.13.© News1
충북 보은군에서 두 번째로 구제역이 발생한 탄부면 구암리 방역초소에 13일 마을 주민이 나와 통행차량의 소독장면을 지켜보고 있다.2017.02.13.© News1

구제역이 집중 발생한 충북에서 자치단체장의 연두 순방 일정이 줄줄이 최소된 가운데, 이승훈 청주시장이 읍·면 방문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청주시의회 마저 제주도로 외유성 의원 연찬회를 다녀와 농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17일 청주시에 따르면 이 시장은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읍·면 주민과의 대화에 나선다. 다만 직접 주민센터를 찾지 않고 읍·면 주민대표를 해당 구청으로 초청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구제역 확산을 우려해 초청대상에서 축산농가를 배제하고 참여 인원도 줄여 행사를 대폭 축소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안이한 현실 인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구제역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도민과의 대화 일정을 무기 연기한 이시종 충북지사와의 행보와도 배치된다.

앞서 가축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자 송기섭 진천군수, 이필용 음성군수 등 대부분의 도내 자치단체장들도 읍면 순방을 연기했다.

반면 이 시장은 지난 달 20일부터 주민과의 대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의식해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연두 순방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온다.

더군다나 청주시는 이번에 구제역 진원지가 된 보은과 인접한 자치단체다.

남일면, 미원면 등 보은과 경계를 이룬 청주시의 해당 면지역 축산농가들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퍼질세라 열흘이 넘도록 밤잠을 못이루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는 13일 오전 충북 보은군 가축시장이 잠정폐쇄 돼 있다. 방역당국은 충북 보은에서만 세번째 발생한 구제역에 간이검사 없이 구제역 의심 소를 즉각 살처분했으며 주변 다른 소도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2017.2.13/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는 13일 오전 충북 보은군 가축시장이 잠정폐쇄 돼 있다. 방역당국은 충북 보은에서만 세번째 발생한 구제역에 간이검사 없이 구제역 의심 소를 즉각 살처분했으며 주변 다른 소도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2017.2.13/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청주시의회도 비슷한 행보로 구설에 올랐다. 시의회는 지난 15~17일 제주도에서 의원 연찬회를 강행했다.

도내 시군이 구제역 차단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시기에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제주도까지 가서 연찬회를 해야 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청주시는 구제역 확산 방지를 고려한 최소한의 일정이라는 입장이다. 

시 담당 부서 관계자는 “축산 농가의 참석을 자제하는 방안으로 읍면 순방을 계획했다”며 “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할 현안 사업을 파악하기 위해 주민과의 대화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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