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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 여성 결혼 힘들다' 통계로 입증…하향 선택 못해

고스펙 경쟁이 결혼시장까지 영향 결국 출산율 저하로

[편집자주]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고학력 여성이 더 결혼하기 힘들다'는 속설이 경제학적으로 타당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학력과 소득에 따라 결혼 선택이 좌우되는 선택적 결혼( Assortative mating)이론이 현실에서도 통용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스펙 경쟁은 날로 심해져 결혼이 늦어지고 결국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2일 발표한 제13차 인구포럼, '결혼시장 측면에서 살펴본 연령 계층별 결혼결정요인 분석' 자료에 따르면 고학력이면서 고소득계층 여성이 결혼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노동패널을 이용해 만 24세~28세 연령계층 734명의 남녀 미혼자를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추적한 결과다. 결혼을 한 사람이 560명, 2015년 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이 174명이었다.

미혼자 174명의 70%인 121명이 남성이고 53명이 여성이다. 이들의 교육수준을 보면 여성평균이 6.29로 남성미혼자 5.72보다 높았다. 미혼 여성의 경우 학력과 학벌수준이 미혼 남성에 비해 높으며 기혼 여성에 비해서도 높아 고학력이면서 고소득계층 여성이 선택결혼에 실패한 경우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남성미혼자의 학력수준 5.72는 남성 27세 이상 기혼자들 보다 낮다. 결국 여성 내에서 고학력이 미혼으로 남을 확률이 높고, 남성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미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면에서도 고소득 여성이 결혼하지않는 이유는 최적의 결혼을 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깔여 있다. 소득이 높을수록 자신의 수준 또는 그 이상의 배우자를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사회통념상 하향선택이 어려워 결혼시장에서 이탈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결혼은 효용극대화로 설명되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선택적 결혼( Assortative mating)이론은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과정을 각자의 교육에 대한 투자 그리고 투자의 한계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배우자 선택과정으로 본다.   

'금수저'가 아닌 대부분 사람들은 재무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교육에 투자한다. 현실에서도 우선 자신의 수준이 높아야 배우자를 동등한 수준으로또는 그 이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우리나라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결혼시장도 남성 주도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선택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이 때문에 결혼을 위한 남녀간 탐색기간이 길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미스매칭'으로 이탈하는 여성과 남성이 많아져 전체적인 출산율의 하락을 가져오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배우 출산율의 변화는 크지 않으나 유배우 비율 자체가 크게 감소한 것이 출산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도한 스펙 쌓기를 줄일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적자본투자기간이 과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기간인가를 살펴봐야 하고 불필요한 스펙 쌓기를 고용시장이 조장하고 있다면 거품을 뺄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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