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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인용] 예술인들 "대통령 파면 '당연'…지금부터 시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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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네거리에서 모인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7.3.10/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네거리에서 모인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7.3.10/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안국동 일대에 모인 문화예술인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을 지지했다. 이들은 대형 전광판을 통해 헌재의 탄핵 심판 과정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헌법재판관 8인 전원일치로 탄핵 인용 판결이 나오자 예술인과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심판때문에 공직을 박탈당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순간이었다.

시민들과 함께 예술인들은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저항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임시공공극장 '블랙텐트'를 이끌어왔던 이해성 극장장은 "당연한 일"이라며 주먹을 쥐고 기뻐했다. 조재현 블랙텐트 운영위원은 "세월호 아이들의 힘으로 탄핵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도 했다. 예술인들의 '광화문 캠핑촌' 노숙 시위를 해 왔던 송경동 시인은 "담담하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에 기뻐하는 예술인들. © News1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에 기뻐하는 예술인들. © News1


예술인들은 대통령 탄핵 이후부터가 시작이라고도 했다.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블랙리스트 시위를 계속해 온 정영두 안무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당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다음 주 토요일 무용인들이 모여 탄핵 이후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한솔 연출가는 "예상했던 결과지만 기쁘다"면서 "오늘 저녁 단원들과 만나 축하하면서 탄핵 이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온 민중미술가 임옥상 씨는 "탄핵 인용은 국민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통합의 길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동안 분열을 획책하고 거짓뉴스를 만들어 겁박했던 일부 국민도 마음을 추스르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광화문 광장 촛불시위에 꾸준히 참여해왔던 조습 작가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집회에 참가해 헌재의 대통령 탄핵 인용에 대해 "당연한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정경 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한 재벌 개혁 등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문인들도 헌재 결정을 지지했다.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안도현 시인은 "국민의 힘, 촛불의 힘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기뻐했다. 그는 "블랙리스트는 탄핵 인용 사유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과 비선세력에 의한 '문화 농단'"이라며 "지금까지는 관료주의가 문화를 지배했지만 이제부터는 창작자가 우선시되는 문화정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국민을 통합하고 치유할 수 있는 판결을 내려준 헌재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냉소와 각자도생이 아닌, 인간존중과 법치라는 소중한 가치를 다 함께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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