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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식 베스티안병원 이사장은 "글로벌 진료역량을 갖춘 화상치료 전문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 News1 민경석 기자

우리나라 화상치료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인물이 있다. 바로 김경식(59) 베스티안병원 이사장이다. '30년 화상치료' 외길을 걸어온 그에게 대뜸 물었다. '왜 화상치료 전문가가 되셨어요?'라고. 돌아온 답은 이랬다. "운명처럼 내 삶으로 다가왔어요."

1990년대 중반, 전기사고로 전신에 화상을 입은 젊은 군인이 실려왔다.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김 이사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속으로 '꼭 살려달라'고 수없이 외친 보람도 없이 그 젊은 군인은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환자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북받쳐 오른 눈물을 훔치는 김 이사장에게 보호자는 조용히 다가와 "다음에 우리 아들 같은 환자들을 꼭 치료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때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화상치료 전문 의사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김 이사장은 "화상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면서 "그만큼 처참하다"고 말했다. 

화상 환자 대부분은 넉넉하지 못하다. 위험하거나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고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전재산 2000만원을 대부분 치료비로 쓰고 마지막에 저희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도 있다"면서 "이런 환자들을 성공적으로 치료했을 때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환자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치료해주다가 진료비를 떼인 경우도 있지만 김 이사장은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오갈 데 없는 화상 환자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베스티안병원인 게 자랑스럽다"면서 "어떤 환자든지 외면하지 않고 치료한다는 게 나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화상 환자가 더이상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병원 문 닫아야 할 텐데…'라는 기자의 오지랖 섞인 응수에 "그래도 상관없다"고 호기를 부렸다. 베스티안재단을 설립해 의료용구와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이유도 화상환자를 잘 치료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다행히 우리나라 화상 환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면서 "나라가 그만큼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직원들이 만들어준 캐리커처를 설명하는 김경식 베스티안병원 이사장./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30여명의 화상전문 의사가 일하고 있는 베스티안병원이 화상전문병원이 된 것은 지난 2002년부터다. 김 이사장은 당시 자신이 운영하던 외과진료 중심의 '순화의원'을 증축해 '베스티안병원'으로 개명하고 화상치료를 전문으로 하기 시작했다. 의료계에서 화상치료를 기피하다보니 베스티안병원은 국내 유일무이한 화상전문병원으로 자리매김했고, 그 명성으로 현재 부천과 우송, 부산, 중국 하얼빈까지 분원을 두고 있다.

김 이사장은 "1200억원을 들여 내년 6월에 충북 오송에 130병상급 화상전문 종합병원을 세울 예정"이라며 "오송병원은 피부과학연구소와 임상시험센터가 들어선다"고 밝혔다.

이제 화상치료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예전보다 환자부담이 줄어든게 다행이라고 말하는 김 이사장은 "앞으로 글로벌 수준의 진료역량을 갖추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베스티안병원과 모든 의료진은 화상환자를 위해 존재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낸 그는 30년 화상치료 경험이 이제 신념이자 삶이 된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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