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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TSMC의 7나노(나노미터, 10억분의 1m)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앞다퉈 차세대 공정 로드맵을 발표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파운드리업계 세계 1위인 대만 TSMC는 삼성전자에 이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사용을 공식화했다. TSMC가 먼저 7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 삼성은 애플에 이어 퀄컴까지 뺏길 우려가 있다.

◇ TSMC "2018년 7나노 공정 양산"…EUV 사용으로 방향 급선회

마크 리우 TSMC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2018년 6월 EUV를 활용해 7나노 업그레이드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보다 빨리 EUV를 통한 양산에 성공,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갖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TSMC는 모두 2018년 양산을 목표로 7나노 공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회로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 소자의 선폭(gate length, 게이트폭)을 줄이는 '미세화'는 반도체업계의 기술 리더십을 의미한다.

TSMC로부터 애플을 되찾아와야 하는 삼성전자는 7나노에서 EUV로 먼저 승부수를 띄웠다. EUV 1대를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는 네덜란드 ASML로부터 2대를 추가 구매하고 EUV 적용 준비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에서 10나노까지는 EUV를 쓰지 않았다. TSMC는 EUV를 쓰지않고 7나노를 양산하기로 했지만 삼성전자가 EUV로 승부수를 던지자 급하게 EUV를 활용한 7나노 2세대 공정 계획을 추가했다.


◇ EUV가 7나노 공정개발 핵심…TSMC 인텔 삼성 등 도입 본격화

7나노 공정개발에 EUV가 중요한 이유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돌파할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기존 장비로는 생산효율도 수익성도 확보할 수 없다. 반도체가 더욱 미세화되면서 EUV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7나노 이후 제품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반도체 칩 제작 공정 중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될수록 노광(사진기와 같은 원리로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프린팅하는 과정) 기술이 핵심이다. EUV를 사용하면 미세한 회로를 만드는 공정수를 줄일 수 있어 생산성이 향상된다. 다만 EUV 장비가 한대에 2000억원대의 고가여서 관련 설비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인텔, 삼성 등 반도체 주요기업들은 7나노부터는 EUV를 쓰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일부 주요 패턴에 EUV를 쓰기로 했다. ASML 관계자는 "삼성이 EUV 2대를 추가 구매했고, SK하이닉스도 삼성의 상황을 지켜보며 구매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삼성 vs TSMC 치열한 눈치전…삼성, 애플 이어 퀄컴도 뺏길라 

삼성전자와 TSMC는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며 차세대 공정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10나노 제품을 양산하면서 7나노 공정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반도체연구소에서는 5나노 공정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오는 5월 24일 미국에서 고객과 협력사를 초청해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때 8나노와 6나노를 포함한 파운드리 기술 로드맵과 기술적 세부사항들을 공개할 계획이다.

TSMC는 10나노 제품 양산은 삼성전자보다 한분기가량 늦은 이번 1분기에 시작한다. TSMC는 7나노를 내년까지, 5나노는 2019년 말 양산한다. 또 삼성전자보다 먼저 3나노 공장까지 지을 계획도 밝혔다.

업체들의 또 다른 고민은 7나노 공정개발에 필요한 기간 동안 경쟁업체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7나노부터는 지금까지 가지 않았던 길인 EUV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양산 시점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사이 경쟁사에 고객사를 뺏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10나노에서 7나노로 바로 이행하지 않고 8나노 공정을 개발한다. 차세대 공정까지 가는 시간을 벌고, 성공한 기존 공정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해 고객사를 확보하는 '하프노드' 전략의 일환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TSMC가 삼성보다 먼저 7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할 경우 삼성은 애플을 뺏긴데 이어 퀄컴까지 TSMC에 뺏길 가능성이 높다"며 "EUV를 처음 사용하는 도전적인 상황으로 개발 시간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은 8나노와 같은 '하프노드'를 고객사에 빨리 공개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과 TSMC는 기존에 성공한 공정노드가 있으면 그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일부 기술만 추가적용해 칩의 사이즈를 줄이고 성능을 개선하는 비즈니스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며 "미래가 워낙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보며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는 것으로 더 이상의 미세화가 워낙 어렵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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