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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현재 실력보다 나이가 더 큰 무기인 차준환-임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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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겨의 미래' 차준환(오른쪽)과 임은수./뉴스1 DB © News1 최현규 기자
'한국 피겨의 미래' 차준환(오른쪽)과 임은수./뉴스1 DB © News1 최현규 기자
차준환(16·휘문고)과 임은수(14·한강중)를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이라 부르진 않는다. 이들은 아직 유망주다. '간판'이라기 보단 '미래'다.

지난 주 피겨 팬들은 유망주들의 선전에 환호했다. 차준환과 임은수는 지난 1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막을 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피겨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각각 종합 5위(남자 싱글)와 4위(여자 싱글)를 마크했다. 

이는 김연아(2005년 우승·2006년 준우승) 이래 최고 성적이며 두 선수 모두 개인최고점을 경신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아쉬움은 있었다. 이들이 쇼트에서 각각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보여 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차준환과 임은수는 공교롭게도 나란히 프리스케이팅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범하며 포디움에선 멀어졌다. 하지만 향후 시니어 무대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27)의 은퇴 이후 '포스트 김연아'로 이들이 주목을 받는 건 당연지사다. 차준환은 역대 남자 피겨 기록을 경신하며 '남자 김연아'라는 별명을 얻었고 임은수는 유영(13·문원초), 김예림(14·도장중) 등과 함께 '포스트 김연아'로 불리고 있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길 바라며 붙인 별명이지만 이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이 감당하기에는 김연아라는 이름이 너무 클 수 있다.

하지만 차준환과 임은수는 모두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당장의 성적에 대한 아쉬움, 시니어 무대를 위한 성적에 대한 조바심보다는 미래를 향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차준환은 "살코 외 다른 종류의 4회전 점프도 연습하지만 스핀과 스텝 등 전반적인 스케이팅 기술 향상에 중점을 두겠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임은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현재 구사하는 점프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스텝 시퀀스와 스핀에도 집중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들에게 필요한 건 경험을 쌓고 천천히 나아가는 일이다. 이들은 한 시즌을 소화한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차준환은 "시즌 초엔 과도하게 긴장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관객과 호흡하고 즐기라고 조언했다"고 회상했다. 

임은수도 다르진 않다. 그는 "(주니어 세계선수권 프리 시합에서) 마지막 그룹에서 연기를 펼치며 긴장했다. 다행히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긴장감이었다"고 웃어 보였다. 아직까지는 국제 대회가 낯선 어린 선수들이다. 

이들이 가진 최고의 무기는 연기력도, 점프도 아니다. 나이다. 첫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마친 임은수나 다음 시즌부터 시니어 무대에 나서는 차준환이나 똑같다. 1~2년 후보다 3~4년 후가 더 기대되는 '한국 피겨의 미래'다. 그렇기에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의 아쉬움보다는 미래에 보여줄 활약상이 기대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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