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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개인용 로봇이 온다…"1인 1로봇시대 코앞"

AP뉴스 등의 외신이 주목한 반려로봇 '파이보'
"기존 데이터로 기분 파악해 음악 선곡하기도"

[편집자주]


스타트업 서큘러스의 박종건 대표와 제작품 반려로봇 '파이보'. © News1
스타트업 서큘러스의 박종건 대표와 제작품 반려로봇 '파이보'. © News1

"최순실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앱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 '서큘러스'의 박종건 대표(35)가 무심코 던진 질문에 반려로봇 파이보(pibo·Personal Intelligence roBOt)는 "삼성 비리와 연계된 사건"이라고 답했다. 예상치 못했던 반응에 박 대표는 당황했다고 회상했다.

박 대표는 20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파이보는 인터넷이 가능한 환경이라면 검색을 통해 적당한 대답을 찾는다"며 "일반적인 대화도 가능하도록 만들었지만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적적한 이에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보는 대화를 주고받으며 데이터를 쌓는다. 주인의 기분을 파악할 수도 있다. 개인 맞춤형 로봇이다. 주인이 지쳐 있을 때 파이보가 신나는 노래를 틀어주고 재밌는 뉴스를 소개할 수도 있다. 물론 용기를 북돋아주는 멘트를 날릴 수도 있다.

파이보의 특징은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Mobile World Congress 2017) 내 스타트업 박람회 4YFN에서 외신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글로벌 통신사인 AP뉴스는 MWC 2017 행사에서 눈에 띄는 제품으로 파이보를 소개했다. IT전문매체인 C넷 역시 멋진 스타트업 제품으로 파이보를 꼽았다. 특히 머리 위 둥근 모양의 안테나와 30㎝의 키, 25㎝의 너비, 1kg의 몸무게 등 앙증맞은 모습을 호감있게 표현했다.

서큘러스는 네덜란드 투자회사와 45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놓고 협상을 벌였다. 우분트 리눅스를 배포하는 영국 캐노니컬사로부터는 자체 운영체계(OS)를 파이보에 탑재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일본 소프트뱅크사의 협업 제안을 받기도 했다.

연말 50만원 이하 가격에 파이보를 출시하려는 박 대표 입장에서는 솔깃한 제안이다. 박 대표는 신중하게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 참석한 스타트업 '서큘러스'의 박종건 대표. © News1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 참석한 스타트업 '서큘러스'의 박종건 대표. © News1

30대인 박 대표는 2014년 서큘러스(Circulus)를 창업했다. 서큘러스는 동그라미(Circle)의 라틴어다.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서로 배워가며 도움을 주고받자는 의미를 담았다.

로고에서는 특히 'US'를 떼어내 손을 마주잡은 모습을 담았다.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해 나간다는 의미를 상징했다. 세상에 유익한 서비스가 넓게 펼쳐져 나기길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박 대표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으나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며 "동료와 반지하에 처박혀 서큘러스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2015년 처음으로 철제로봇을 만들었으나 출시하기에는 필요한 것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던 중 지난해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박 대표고 시름을 덜었다. 서큘러스가 센터 입주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박 대표는 "당시 센터 입주로 공간과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 등을 지원받았다"며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여러가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자본의 제안이 많이 있지만 국내 자본의 투자를 받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또한 함께 회사를 키워나갈 '사람'을 만나고 싶은 소망도 밝혔다. 인텔 출신의 마이클 마쿨라가 애플에 합류하면서 주식회사로 변모한 것을 거론했다. 박 대표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예로 들면서 "천억원을 투자받는다 해도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는 아바타 로봇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정된 시간을 잘 쓸 수 있도록 본인을 대신해 결혼식과 같은 행사장에 로봇을 보내고 부모님을 돌보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로봇업계에는 아직 뚜렷한 글로벌 강자가 있진 않다"며 "이번에 외신의 주목을 많이 받은 만큼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는 것 아니겠냐"며 밝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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