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유가 50불 하회 매도베팅 재개…사상 최대 매수세 청산

원유 순매수세 1.53억배럴↓…글로벌 수요 이틀분

[편집자주]

노스다코타주의 윌리스톤 소재 원유 시추설비 © AFP=뉴스1
노스다코타주의 윌리스톤 소재 원유 시추설비 © AFP=뉴스1

헤지펀드들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베팅을 재개했다. 거의 10억배럴에 달하는 투기적 포지션을 청산하며 유가에 대한 상승 베팅을 줄이고 50달러 밑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베팅을 쌓았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헤지펀드들은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의 상승을 예상하는 순매수세를 1억5300만배럴어치 축소했다. 전 세계 이틀 동안의 원유 수요량에 해당하는 상승 베팅이 사라진 셈이다. 주간으로 사상 최대의 매수세 청산이 이뤄졌다.

올레 한센 삭소방크 애널리스트는 FT에 "미국의 재고와 생산 증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의 감산 효과에 대한 의구심과 합쳐지면서 한 동안 미뤄졌던 시장 반응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아직 시장에 남은 순매수 포지션은 8억2000만배럴어치가 넘어 유가에 더 큰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규제당국과 거래소에서 취합한 포지션 통계를 보면 헤지펀드들이 유가하락을 주도한 배경으로 보인다. 헤지펀드들은 3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OPEC과 비OPEC의 감산 합의로 지난 12월 유가는 거의 25% 급등했고 투기적 매수세가 시장에 유입됐다.

하지만 올 초 이후 유가는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박스권에 정체됐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가 2주전 미국 텍사스주 세라위크 행사에서 미국의 재고와 생산 증가세를 인정하면서 유가는 박스권에서 벗어나 이달 초 이후 9% 넘게 빠지는 변동성을 보였다.

헤지펀드들은 숏포지션(매도세)를 더했다. 롱포지션 청산의 45%에 해당하는 7000만배럴어치 계약은 새로운 숏포지션에서 나왔다. JP모간은 20일 보고서에서 올해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55.75달러로 낮춰 잡으며 2018년에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아직 많은 트레이더들은 OPEC의 감산으로 시장이 빡빡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OPEC이 5월 총회에서 감산을 6개월 더 연장할 경우 낙관론이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에너지에스펙츠 애널리스트들은 "OPEC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대응일 수 있다"며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시장이 일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