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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韓, 면역질환 '줄기세포 치료과정' 세계최초 규명

송순욱 교수 연구,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려
면역질환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도움될 전망

[편집자주]

송순욱 SCM생명과학 대표
국내 연구진이 중간엽줄기세포(MSC, 성체줄기세포)를 통한 면역질환 치료 작용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그동안 줄기세포가 면역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줄기세포가 어떻게 면역세포에 작용하는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연구자들에게 더욱 뚜렷한 치료법 개발 방향 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송순욱 SCM생명과학 대표(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융합학과 교수)의 연구 주제논문인 '골수유래 중간엽줄기세포의 ICOSL 발현이 조절 T세포를 촉진한다'(ICOSL expression in human bone marrow-derived mesenchymal stem cells promotes induction of regulatory T cells)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SCI급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 14일자에 실렸다. 공동저자로는 같은 대학원 이현주, 김시나, 이택기 연구원이 있다.

송 교수팀이 새로 규명한 내용은 중간엽줄기세포(이하 줄기세포)가 어떻게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작용기전이다. 자가면역질환이란 면역기능에 이상이 발생해 체내 면역세포들이 몸 안의 조직세포를 공격하는 질병을 말한다.

그동안 두루뭉술하게 알려진 작용기전은 줄기세포가 자가면역질환을 억제하는 면역세포인 '조절 T세포'에 관여한다는 정도였다. 면역세포 중 'CD4'라는 당단백질을 세포 표면에 내밀고 있는 'T세포'(CD4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체내 조직을 공격하는데, '조절 T세포'가 이 'CD4 T세포'를 억제해 치료효과를 낸다는 내용 정도다.

이번에 연구팀은 더욱 구체화된 부분을 발견했다. 면역질환이 발생하면 염증반응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환경에서 '줄기세포' 표면에 'ICOSL'이라는 물질(리간드) 발현량이 늘어났다. 동시에 '조절 T세포' 표면에서 이 ICOSL을 받아들이는 수용체 'ICOS'도 발현량이 증가했다. 'ICOSL'이 'ICOS'에 달라붙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줄기세포'와 '조절 T세포'의 결합 횟수가 늘고, 결합력이 늘어났다.

특히 두 세포가 달라붙으면 '조절 T세포'의 분화능력이 증가해 면역조절 물질인 '인터류킨-10'(IL-10)이 '조절 T세포'로부터 많이 나온다. 이 'IL-10'이 우리 몸을 공격하는 'CD4 T세포'의 작용을 억제해 치료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즘관절염과 제1형 당뇨병, 아토피, 이식편대숙주질환, 크론병, 급성 췌장염 등이 'CD4 T세포' 억제가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송순욱 SCM생명과학 대표는 "이번 연구발표로 보다 구체적인 줄기세포치료 작용기전을 밝힘으로써 관련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연구기관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최초로 관련 작용기전을 규명할 수 있었던 데에는 SCM생명과학의 원천기술인 '고순도 층분리배양법'의 영향이 컸다는 게 송순욱 대표의 설명이다.

기존에 인체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농도구배원심분리법은 줄기세포뿐 아니라, 섬유아세포, 지방세포 등이 섞일 수 있지만, 고순도 층분리배양법은 줄기세포만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특정 단백질을 발현하는 중간엽줄기세포만 선별해 배양해 치료제로 만드는 기술로 관련 미국 특허도 등록돼 있다.

송순욱 대표는 "우리 기술로 만든 고순도의 줄기세포를 사용한 연구이기 때문에 특별한 방해요소 없이 이번 치료 작용기전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다른 연구를 진행할 때도 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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