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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창 한미약품 대표 "3년내 글로벌 신약 나올 것"

[바이오 프런티어]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로 두번째 성공신화 예고

[편집자주]

권세창 대표는
권세창 대표는 "3년 안에 한미약품 기술로 만든 글로벌 신약 출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앞으로 3년 안에 한미약품 기술로 만든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 나올 겁니다. 바이오 신약 개발자로 꿈꿔온 일생의 목표죠."

권세창(54) 한미약품 공동대표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신약'을 11번이나 언급했을 정도로 신약개발 성공을 확신했다. 권 대표는 지난달 10일 연구소장(부사장)에서 대표직에 오른 이유를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라는 회사의 특명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평소에 상상하는 걸 즐긴다"고 말하는 권 대표는 "늘 한미약품 기술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는 것을 꿈꿨고 이제 첫 발을 뗐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하루 1번에서 최장 한달에 1번으로 약효를 늘리는 당뇨병 신약물질 2개를 개발해 지난 2015년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에 4조원대로 수출하도록 주도한 일등공신이다.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이다.

한미약품의 이 당뇨병 신약물질은 독자기술 '랩스커버리'(Labscovery)'를 기반으로 개발한 것이다. 신약물질 개발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는 당뇨뿐 아니라 암치료 보조요법(호중구감소증) 등 여러 바이오 신약에 적용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조원대의 기술수출 가운데 랩스커버리 기반으로 개발한 신약물질이 5조원대에 이른다. 올해 임상3상이 예정된 당뇨병 신약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한미약품 기술로 구현된 첫번째 글로벌 신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권 대표는 "어안이 벙벙했다"고 글로벌 제약사에 당뇨병 신약물질이 수출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한번도 신약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현재 평택에 1133억원을 투입해 랩스커버리 기반의 바이오신약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고, 이 시설이 갖춰지면 글로벌 기준 맞는 시약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로 21년째 '한미맨'으로 종사하고 있는 권 대표는 연세대 생화학과와 서울대 동물자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뒤 1996년 한미약품에 입사한 이유도 신약개발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당시 한미약품은 신약개발에 막 뛰어든 시점이었다.

권 대표는 "입사할 때만 해도 한미약품은 국내 9~10위권 제약사였는데 거짓말처럼 매년 순위가 뛰어올랐다"며 "1997년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에 6300만달러(약 715억원) 기술수출이 성공한 것이 계기가 된 것같다"고 설명했다.

신약물질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하는 그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은 두렵지만 성공사례가 쌓이면 한국 제약업계가 확 바뀔 수 있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펜탐바디 기술'로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밝혔다./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펜탐바디 기술'로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밝혔다./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권 대표는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성공비결을 3가지로 꼽았다. 성공의 첫번째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였다. 한미약품이 지난 15년간 신약개발에 쏟아부은 돈은 무려 1조원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끝나자마자 신속하게 복제약을 내놓은 '퍼스트 제네릭' 성장전략을 펼쳤다. 이 전략으로 신약개발 물꼬을 틔웠다고 권 대표는 말한다.

두번째 성장전략은 복합제를 만들거나 제형을 바꾼 개량신약으로 틈새시장을 노렸다. 대표적인 제품이 '아모잘탄'이다. '아모잘탄'은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의 오리지널 고혈압약 '노바스크'와 엠에스디(MSD) 오리지널 고혈압약 '코자' 성분을 합쳐서 만든 고혈압 복합제다. '아모잘탄'은 연간 7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것이 세번째 성장전략으로 꼽았다. 이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것을 계기로 당뇨병 신약물질을 추출하는 것을 비롯해 암치료 바이오 신약도 개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한미약품의 바이오 신약개발의 주춧돌을 마련한 셈이라는 것.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에 이어 이중항체 항암제 플랫폼 기술인 '펜탐바디(PENTAMBODY)'도 개발했다. 계열사 북경한미가 개발한 '펜탐바디'는 항암제 효과를 끌어올린 차세대 이중항체 기술로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한미약품이 최초로 공개했다. 

'펜탐바디'를 적용한 신약물질은 몸통에 항체 2개가 팔 형태로 각각 달린 것으로 보면 된다. 하나의 항체는 면역세포 T세포를 도와 암세포를 공격한다. 다른 항체도 직접 암세포와 싸워 항암효과를 끌어올린 신기술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사 릴리와 이중항체를 개발 중인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티 바이오로직스'와 펜탐바디를 적용한 신약개발에 나섰다.

권 대표는 '펜텀바디'로 120조원대에 이르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그는 "폐암과 위암, 유방암, 대장암 등에 펜탐바디를 적용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뇌 질환에도 새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펜탐바디 신약은 전임상(동물실험)을 거쳐 오는 2019년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권 대표는 "올해 한미약품은 신뢰회복을 위한 신약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한미약품 기술로 만든 글로벌 신약이 나오는 상상이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한미약품 펜탐바디 기술이란...

펜탐바디 기술을 적용한 신약물질 구조는 몸통에 2개의 팔이 붙어있는 형태로 보면 된다. 한 쪽 팔엔 암세포 특이 단백질을 공격하는 항체를 붙였고, 다른 쪽 팔엔 면역세포인 T세포의 'PD-1' 수용체 단백질을 억제하는 항체를 붙였다.

'PD-1' 수용체 단백질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PD-L1' 물질과 붙어 T세포의 면역활동을 방해한다. 이런 특성에 따라 펜탐바디 기술로 만든 이중항체는 'PD-1'을 억제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다. 동시에 다른쪽 팔에 있는 항체는 암세포 특이 단백질을 직접 공격한다. 북경한미는 현재 전임상(동물실험) 중인 이 신약물질을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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