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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총성'에 佛 대선판 '안보' 재점화…르펜 웃나

TV 대선 토론회 중 총격 테러 발생
르펜 '프랑스 우선주의' 탄력받을 듯

[편집자주]

프랑스 병력이 20일 총기 테러가 발생한 파리 샹젤리제 거리 일대에 배치됐다.  © AFP=뉴스1
프랑스 병력이 20일 총기 테러가 발생한 파리 샹젤리제 거리 일대에 배치됐다.  © AFP=뉴스1

20일(현지시간) 밤 프랑스 파리에서 울린 총성에 대선판이 요동하고 있다.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시민들을 향해 소총을 난사한 같은 시점에 대선 후보 11명의 TV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IS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의도적으로 테러를 감행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토론회 도중 총격 테러 소식을 들은 후보 11명은 일제히 마무리 발언으로 안보를 지키겠다고 힘줘 말했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르펜 후보는 "관용은 충분하다, 천진난만함도 충분하다"면서 자신이 주창해온 '프랑스 우선주의'를 보란듯 강조했다. 프랑수아 피용 보수당 후보는 "테러리즘과 싸움은 다음 프랑스 대통령의 절대적인 최우선 고려사항이 돼야 한다"고 했다.

현재 프랑스 대선판은 르펜, 피용과 더불어 중도 성향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극좌 좌파당 장뤽 멜랑숑, 사회당 브누아 아몽 후보 5명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르펜, 마크롱의 지지율이 다소 우세하지만 1위와 5위 격차가 3%p 대에 불과한 초접전 양상. 이 가운데 투표를 사흘 앞두고 발생한 이번 IS발 테러는 선거판에 '안보 이슈'를 부각해 대선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페드릭 에릭슨 브뤼셀 싱크탱크 국제정치경제학 유럽센터 소장은 "이민과 테러리즘과 관련한 이슈에 대선이 집중되길 원하는 정치인들의 손에 이 문제가 이용되지 않을수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IS발 테러는 1차 대선 투표 통과가 유력한 극우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후보에 특히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질 케펠 프랑스 정치학자는 "매우 큰 영향력을 줄 것"이라면서 "진짜 의문은 이 사건이 얼마큼 르펜을 띄우느냐다"고 말했다.

 르펜 후보는 주요 4명의 후보 중 가장 가력한 반(反)이민 공약을 내걸었다. 이민제한, 셍곈 조약 탈퇴, 경찰 병력 증원, 감옥 증설 등이 대표적이다. 전과가 있는 외국인은 즉각 추방시킨다고 했으며 불법 이민자에는 무료 의료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매년 받아들이는 난민 수를 1만명으로 제한한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 매체 보스턴헤럴드는 "프랑스 유권자는 르펜만이 안보 문제를 키운 국경과 이민 관리 제도를 손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풀이했다. 르펜을 지지하는 한 유권자는 매체 더로컬과 인터뷰에서 "그 무엇보다 르펜이 프랑스내 이슬람 근본주의를 막아낼 것이기 때문에 난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더타임스는 르펜 후보의 지지율은 테러가 터질 때마다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20일 오후 9시께 샹젤리제 대로에서 차에 타고 있던 테러범이 경찰차를 겨냥 자동소총을 난사했다. 이로 인해 30세 경찰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부상자들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경찰에 사살됐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선후보© AFP=뉴스1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선후보©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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