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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연출가 하수민 "21명의 '깊은 우물'에서 길어낸 애국가"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편집자주]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연출가 하수민 © News1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연출가 하수민 © News1

"배우를 포함해 제작진 21명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작품에 녹여냈습니다. 각자 감춰뒀던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제작진이 연습 내내 굉장히 예민해졌습니다. 일본의 소설가 하루키의 표현처럼 '깊은 우물에서 길어낸 말'이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

하수민 연출가(42)는 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씨어터카페에서 기자를 만나 "모두 21명과의 인터뷰를 정리해 보석 같은 말을 추려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극단 즉각반응은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이하 애국가)을 오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난달 27일 개막한 이 작품은 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이며 그리스 연출가 미하일 마르마리노스가 2006년 11월에 올린 동명의 작품을 2017년에 맞게 다시 만들었다.

하 연출은 2006년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대미술과 전문사 재학생 신분으로 이 작품에서 무대미술을 담당했다. 그는 "연극 애국가는 무대미술이 아니라 연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들게한 작품"이라며 "연극이 이렇게 재밌구나를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그리스 출신의 연출가 미하일 마르마리노스는 '다큐멘터리 연극'이란 개념을 주창하고, 그리스 고전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코러스(합창단)를 주요 인물로 등장시켰다. 당시 작품은 마르마리노스가 외국인의 시선으로 다양한 한국인들에게 국가가 무엇인지를 물으면서 한국의 상황을 이해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한국인이 우리나라의 상황을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이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번 연극 '애국가'는 총 21명이 공동창작한 작품이다. 작품에 참여한 21명이 초연 때처럼 공통질문에 대답하고 이를 갈무리해 희곡으로 꾸몄다. 대본은 연습기간 70일 동안 계속 다듬어졌다.

하 연출은 "인터뷰 내용 중에서 사실을 강조하다 보니까 배우가 가상의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자신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했다"며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다들 연습 도중에 속된 말로 '한 따까리'씩 충돌을 거쳤다"고도 했다.

연극 '애국가'는 최근 몇 년간 일어난 정치적, 사회적 사건을 빠르게 훑으면서 이 과정에서 출연진이 체험한 사실을 주목한다. 또한, 도시, 국가, 국민, 애국심, 애국가 등의 키워드를 던지고 이에 답한 인터뷰를 모아 다큐멘터리 방식을 차용해 무대에 올렸다.

하 연출은 "국민과 시민은 지칭하는 대상은 다르지만, 결국 비슷한 말이라고 본다"며 "국가와 국민(시민)의 관계는 공동체와 공동체 구성원이며, 이 관계가 이어져서 계약의 단계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 작품에는 애국가를 비롯해 '나비야', '섬집아기', '만남', '너와 나', '에라모르겠다', '태권V 주제곡' 등친숙한 노래들이 등장한다. 하 연출은 "국민 대다수가 적어도 애국가 1절을 기억한다"며 "이 작품에선 한 명의 국민에겐 국가와의 관계를 통해 체화된 각자의 애국가가 한 곡씩 있다고 본다"라고도 했다.

"우리는 애국가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는 코러스(합창단)일지 모릅니다. 애국가는 다시 다른 장소로 옮겨지면, 새로운 목적으로 다시 모인 사람들에 의해서 또 다른 노래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애국가란 여러 음역과 음색의 코러스로 뭉쳐진 하나의 거대한 응원가다."

한편, 지난달 26일 개막한 제38회 서울연극제(예술감독 최용훈)는 번역극에서부터, 재연, 창작 초연작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된 10작품을 오는 28일까지 33일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 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연극 애국가를 비롯해 극단 백수광부의 '벚꽃동산', 극단 행길의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 공상집단 뚱딴지의 '지상 최후의 농담', 극단 진.선.미의 '초혼 2017', 극단 신인류 '사람을 찾습니다', 드림시어터 컴퍼니의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극단 창의 '원무인텔', 극단 신세계의 '말 잘 듣는 사람들', 창작집단 LAS의 '손' 등이다.

연극 '애국가' 입장료 3만원. 문의 (070)8919-0737.

다음은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주요 공연이다.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공연 장면 © News1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공연 장면 © News1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공연 장면 © News1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공연 장면 © News1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공연 장면 © News1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공연 장면 © News1


연극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 공연 장면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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