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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핵에 올인하는 동안 남중국해는 中의 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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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비행기 격납고, 활주로 등이 선명하다. - 미국 국제전략 연구 센터 홈피 갈무리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비행기 격납고, 활주로 등이 선명하다. - 미국 국제전략 연구 센터 홈피 갈무리

대만은 미국 무기 구매를 열망하고 있다. 필리핀은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굴기를 억제할지 안할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동남아시아 정상들은 각국이 관련된 국제적 문제에 대해 미국 대통령의 시원한 대답을 듣고 싶어 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가 동남아시아 동맹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에 '올인'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한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한 발언에 분개하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화해 정책을 펼 것으로 보여 미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필리핀 대만 베트남 등은 미국이 중국이 인공섬 건설 등 남중국해에서 벌이고 있는 활동을 용인하고 있어 남중국해가 사실상 중국의 내해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크게 염려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이는 대신 다른 부분은 많은 양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위험 수위에 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도발을 용인함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은 이제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 줄을 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의 예측 불가능한 성격과 지금까지 당연시됐던 정책들을 재고하려는 그의 태도가 김정은 같은 리더들을 다루는 데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같은 외교 스타일은 기존의 우방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필리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굴기를 억제하지 않으면 중국에 줄을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만도 중국대륙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F-35 전투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전투기 인계를 늦추고 있다. 

미국이 동남아시아를 등한시 하자 중국은 이틈을 이용해 남중국해에서 군사시설로 이용될 인공섬을 완공하는 등 남중국해 제해권 장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남사군도)에 인공섬 건설을 마치고, 비행기 격납고와 레이더 배치를 완료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반대하고 있지만 국방부는 최근 미군 함정이 스프래틀리 군도 인근을 지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중국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을 이용해 중국은 남중국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이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자 전통의 동맹이었던 필리핀은 미국과 점차 거리를 두면서 중국에 줄을 서고 있다. 

특히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것이 동남아시아 우방들에는 큰 실망을 주었다. 이에 비해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에 사회간접 시설 건설비용을 지원하며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에 올인, 동남아지역을 등한시 하는 동안 중국은 재빠르게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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