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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 김종률씨 "文대통령과 제창하고파"

박승춘 사표수리엔 "만시지탄, 당연한 수순"

[편집자주]

'임을위한 행진곡' 작곡가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 News1
'임을위한 행진곡' 작곡가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 News1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군요. 이 노래가 일상에서 자연스레 불리는 날이 오도록 해야죠. 이번 5·18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오른손을 주먹쥐고 흔들면서 이 곡을 힘차게 제창하고 싶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곡으로 통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제37주년 5·18 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한 데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이날 뉴스1과 전화인터뷰를 갖고 "일단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와 너무 좋다. 당연한 일을 지난 8년간 말도 안되는 이상한 탄압 때문에 제대로 제창도 안됐던 것이 이제야 새 대통령이 오셔서 공약대로, 약속대로 제자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작이다. 다시 제자리를 찾았기 때문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교과서 등에 글로만 남는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문화예술 등 다른 여러 장르로 창조적으로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레 불리는 날이 오도록 해야 한다"고 소망했다.

특히 "곡에 대해 오해를 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이번을 계기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이 곡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노래이고, 5·18 당시 희생당한 분들을 기리는 노래"라며 "일부 극우 보수 논객들이 얘기하는 불순한 선동가라든지 하는 억측을 믿지 말라"며 간곡히 호소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목과 가사 가운데 '임'이 북한의 김일성을, '새날'은 '혁명'을 의미한다는 그간의 일부 극우 보수세력 주장으로 논란이 됐던 일을 언급한 것이다.

김 사무처장은 "끊임없이 (왜곡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양산하는 사람이 있다"며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근거도 없이 5·18을 훼손하려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약속했다시피 (5·18 훼손 의도는) 없어질 일이고 사라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1년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식 제창 요구를 거부했던 박승춘 전 보훈처장의 사표를 문 대통령이 수리한 데 대해서도 "만시지탄"이라며 "정말로 진즉에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악보 원본(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제공)/뉴스1 © News1

그는 "대통령이 박 보훈처장의 사표를 제일 먼저 수리했던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며 "다시는 그런 분들이 일부 말도 안되는 보수논객들의 이야기를 국민 여론이라고 얘기하며 국론 분열을 불러와서는 안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기념곡으로 지정돼선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시절에 곡의 내용과 본뜻은 알고 있으나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에 좋은 이슈였을 것"이라며 "광주와 호남에 색깔론을 입히고 고립시키는 일에 활용하는 데 썼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기념곡 지정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이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을 냈을 때 보훈처장이 낸 핑계는 '애국가도 국가기념곡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5·18 기념곡 지정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였다"며 "법적인 정비가 필요할 것 같다. 아마 나라에서 정비를 한 후 지정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3년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사무처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이며 올해 5·18기념식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이 노래가 너무 오랫동안 탄압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도 부르기를 주저하고 의심하는 국민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가장 큰 지도자인 대통령이 먼저 실천적으로 노래를 불러주고 문화예술로 승화하는 작업에 정부차원의 많은 지원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는 대통령이 공식기념식에 오셔서 가능하다면 저와 같이 오른손을 주먹쥐고 흔들면서 곡을 힘차게 제창하고 싶다"며 "경호상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작곡가와 같이 나란히 힘차게 제창한다면 그 모습이 많은 분들에게도 감동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사무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시절은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모든 국민들이 언제나 자랑스럽게 떳떳하게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오길 바란다"며 "뮤지컬, 연극, 문학, 교향극 등으로 계속적으로 발현되고 창조돼서 우리 국민들이 삶 속에서 흥얼거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처장은 오는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37주년 기념식에 광주지역 문화기관장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광주문화재단 사업 중 하나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주제로 한 관현악곡 초연을 내년 5월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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