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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구단 최연소 골에서 한 시즌 최다골까지…역사 써가는 손흥민

[편집자주]

한국인 유럽 무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21골)을 기록한 손흥민(25·토트넘). © AFP=News1
한국인 유럽 무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21골)을 기록한 손흥민(25·토트넘). © AFP=News1

2010년 18세의 나이로 함부르크 구단 역사상 최연소 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이 2017년 한국인 유럽 무대 단일 시즌 최다 골의 주인공이 됐다. 7년 동안 성공과 좌절을 겪으면서 거둔 값진 성과다.

손흥민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16-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에서 2골을 기록, 팀의 6-1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2골로 손흥민은 올 시즌 21골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4골, FA컵에서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 등 다양한 무대에서 자신의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손흥민의 득점력은 어린 시절부터 눈에 띄었다. 2008년 잠재력을 인정받고 대한축구협회 우수선수로 함부르크로 축구 유학을 떠났던 손흥민은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FIFA U-17 월드컵에 출전, 3골을 기록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바로 동북고를 자퇴한 손흥민은 함부르크 유소년 팀에 입단했다.  

2010-11 시즌을 앞두고 함부르크 1군 팀과 함께 프리시즌을 보낸 손흥민은 첼시를 상대로 골을 터뜨리는 등 9골을 폭발 시켰다. 아르민 페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손흥민은 2010년 10월 31일 쾰른을 상대로 득점을 기록했다.

당시 손흥민의 나이는 18세 3개월 22일이었다. 이는 1971년 만프레드 칼츠가 18세 8개월 26일에 기록했던 함부르크 구단 최연소 득점을 능가하는 기록이었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던 손흥민은 이후 2골을 더 넣으면서 프로 첫 시즌을 마쳤다. 함부르크는 물론 한국 축구도 새로운 공격수의 등장에 기대에 부풀었다. 

손흥민은 2011-12 시즌 5골을 넣으면서 잠재력을 뽐내더니 2012-13 시즌에는 리그에서 12골을 기록, 프로 데뷔 3시즌 만에 두 자릿 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듬해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시즌 13골을 터뜨리면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 달성과 함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 치웠다. 또한 2013년 11월 9일에는 친정팀 함부르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3골을 기록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시절의 손흥민. © AFP=News1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시절의 손흥민. © AFP=News1

빼어난 기량에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손흥민은 더욱 위력적인 공격수가 됐다. 2014-15 시즌에는 18골을 기록했다. 특히 손흥민은 독일 무대뿐만 아니라 전 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나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5골을 폭발,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두 자릿수 득점도 세 시즌으로 늘려나갔다.  

독일서 승승장구하던 손흥민은 2015-16 시즌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과 계약,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2200만파운드(약 320억원)를 지출했다.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이적료였다.

손흥민은 기대를 가득 안고 토트넘에 입단했지만 첫 시즌은 실패였다. 토트넘의 전술과 프리미어리그 환경 적응에 애를 먹었다. 여기에 왼발 족저근막염 부상까지 당해 1개월간 결장했다.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시즌 8골로 마쳤다. 4시즌 만에 두 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힘겨웠던 1년은 손흥민에게 약이 됐다. 손흥민은 올 시즌 처음 치른 스토크와의 경기에서부터 골 맛을 보더니 지난 해 9월 한달 동안 총 5골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손흥민을 9월의 선수로 선정했다. 아시아 선수 가운데 최초다.

이후 손흥민은 발등의 경미한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다. 팀이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변화를 주면서 출전 시간도 줄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FA컵 선발이나 리그 교체 출전 때마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밀월과의 FA컵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컨디션을 유지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4월에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5골을 폭발했다. 4월의 5골로 손흥민은 시즌 19호골을 신고, 한국인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 득점 부문에서 차범근 2017피파20세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프리미어사무국은 손흥민에게 다시 한 번 이달의 선수 상을 수여했다. 지난 1994-95 시즌 이 상이 신설된 뒤 한 시즌에 두 번 수상한 선수는 손흥민이 역대 16번째다.

그리고 손흥민은 레스터를 상대로 2골을 터뜨리면서 21호 골을 기록, 역대 유럽무대에서 한국인 선수가 단일 시즌에 넣은 최다 골 신기록을 세웠다. 이와 함께 잉글랜드 무대 데뷔 후 통산 29호골을 기록하면서 한국인 잉글랜드 무대 통산 득점 역사도 새롭게 썼다. 이전에는 '1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 2005-06 시즌부터 2012-13 시즌까지 뛰면서 기록한 통산 27골이 최다 득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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