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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美국무 "北 체제보장 믿어달라"…대화분위기 고조되나

전문가 "北, 美에 진정성 있는 행동 요구할 수도"
'트럼프-러 스캔들' 특검 등 美 정세 고려 관측도

[편집자주]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해 정권교체와 침략을 하지 않고 체제를 보장하겠다며 "우리를 한번 믿어보라"라고 밝히면서 북미간 대화 분위기가 고조될 지 주목된다.

특히 틸러슨 국무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 "어떤 조건이 되면 관여(engagement)를 통해 평화로 만들어나갈 의향을 갖고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평화'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북미간 대화국면으로 바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북한이 바로 대화에 뛰어들 가능성은 다소 적어 보인다.

틸러슨 장관은 이미 이달 3일 국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힌 바 있어 진전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북한으로서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좀 더 주시하는 등 탐색전을 펼치면서 자신들의 주장이 향후 협상에 최대한 반영되도록 핵·미사일 개발에 더 열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진의(眞意)가 무엇인지 보면서 미국 쪽에 다시 공을 던질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국제사회의 반응을 보면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까지 포함한다는 풀이다.

실제 북한은 14일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하고, 이튿날인 15일 평양 주재 외교사절을 불러 마련한 정세통보모임에서도 이같은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한다고 강변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칼빈슨 항모전단 등을 한반도에 파견한 미국이 대화하자고 하는 걸 북한이 믿겠느냐"며 "북한도 수위 조절은 하겠지만,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처럼 북한 또한 미국에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혹은 대북제재 철회 등의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미국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스캔들과 관련해 특검 수사를 하기로 한 상황. 북한은 이같은 정세가 자국에 미치는 영향까지 전방위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대통령간 통화, 매슈 포틴저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방한 등을 계기로 한미가 충분히 공감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방미 특사단 관계자도 미국이 북미대화를 위한 조건을 낮추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 "미국의 궁극적 목표는 핵 실험 중지보다 핵 폐기가 확실하다"면서 "어떤 조건의 기준을 낮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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