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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뮤지컬단 야심작 '밀사-숨겨진 뜻' 베일 벗다

탄생 130주년 맞아 헤이그 밀사 '이위종 열사' 삶 그려

[편집자주]

뮤지컬 '밀사' 시연 장면 © News1
뮤지컬 '밀사' 시연 장면 © News1

독립운동가 이위종 열사의 비극적인 삶과 인간적 고뇌, 조국을 향한 큰 뜻을 담은 뮤지컬 '밀사'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중극장용 작품이지만 탄탄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대형 뮤지컬에 버금가는 작품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이위종 열사 탄생 130주년을 맞아 뮤지컬 '밀사-숨겨진 뜻'(이하 '밀사')을 19일 개막해 6월11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서 공연한다. 이 작품은 을사늑약을 전 세계에 알리려 했던 헤이그 밀사 사건의 주역 중 이위종 열사에 초점을 맞췄다.

개막에 앞서 열린 '밀사' 전막 시연회에선 한국 뮤지컬 1세대인 김덕남 서울시뮤지컬단장이 예술총감독을 맡아 독립운동가들의 '뜻'과 이 열사의 극적인 생애를 장대한 서사로 그려냈다. 또 '나 항상 그대를' '한바탕 웃음으로'를 만든 송시현이 작곡을 맡아 뮤지컬 '영웅'에 필적하는 웅장하고 호소력 짙은 음악을 들려준다.

일반 국민에게 '이위종'은 생소한 이름이다. 일제 침략의 부당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대한제국의 독립을 호소하기 위해 고종이 1907년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파견한 세 명의 밀사 중 한 사람이지만, 당시 나이가 고작 21세였던 터라 이상설·이준에 비해 덜 알려졌다.

이위종 열사는 영어·프랑스어·러시아어 등 7개 국어에 능통한, 구한말 보기 드문 글로벌 지식인이었다. 법무대신·주미공사·주러대사를 역임한 아버지 이범진을 따라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중등학교를 다닌 덕분이었다. 또, 20대 나이에 러시아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러시아 귀족의 딸 엘리자베타 놀켄과 결혼했다. 독립운동에 나서지 않았다면 한평생 편안한 삶을 누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고종의 밀지를 받들어 헤이그로 향했다. 통역을 맡은 그는 현지에서 프랑스어로 '대한제국 호소'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일제 침략을 규탄, 현지 언론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도 본회의 참석이 끝내 좌절되면서 일제에 의해 고종이 폐위되고 밀사들은 사형·종신형을 받아 다시는 조국 땅을 밟지 못했다.

이후 러시아 군사학교에 입교, 장교가 된 이 열사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데 이어 연해주와 만주에서 일본군에 맞서다 어느 전투에서 실종되며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만다. 세 명의 헤이그 특사 이상설·이위종·이준 역은 배우 박성훈, 허도영, 이승재가 각각 연기한다. 엘리자베타 역에는 이연경, 유미가 더블 캐스팅됐다.

입장료 2만~5만 원. 문의 (02)399-1000.



뮤지컬 '밀사' 시연 장면© News1
뮤지컬 '밀사' 시연 장면©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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