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北, 조총련 통해 일본 방송사들에 압력 행사"

산케이 "방북취재 미끼로 유리한 내용 보도 요구"

[편집자주]

지난 4월15일 북한 평양에서 제105주년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경축 열병식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신문) 2017.4.17/뉴스1
지난 4월15일 북한 평양에서 제105주년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경축 열병식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신문) 2017.4.17/뉴스1

북한 당국이 재일본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통해 일본 내 주요 민영방송사들의 북한 관련 보도에 '압력'을 행사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현지 취재를 원하는 방송사들에 방북 비자 발급을 '미끼'로 북한에 유리한 내용의 방송을 요구하는가 하면, 북한 체제에 부정적인 내용을 다뤘을 땐 항의하거나 취재진의 방북을 불허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2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민영방송 TBS는 지난 3월13일 방송된 토크 프로그램 '좋은지 싫은지 말하는 시간'에서 한국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한 탈북자가 북한 김정은 일가에 대해 얘기한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자 조총련 측은 '편파적인 방송을 내보냈다'며 해당 방송 다음날인 14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TBS를 항의 방문한 데 이어, TBS 취재진의 북한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취재 허가까지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북한과 일본은 국교가 수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본 취재진이 북한에 갈 땐 대부분 조총련에 방북을 신청한 뒤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으로부터 비자를 발급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조총련 간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2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됐을 당시엔 닛폰TV와 TV아사히의 보도국 직원들과 접촉해 관련 보도에서 북한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거론하지 말 것을 요구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산케이는 "(김정남) 사건 관여를 부정하는 북한의 뜻에 따라 조총련이 선전·모략공작 등의 첩보활동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닛폰TV와 TV아사히, TBS 측은 조총련으로부터의 압력이 있었는지에 대한 산케이의 확인 요청에 "뉴스 제작과정에 대한 개별적인 질문엔 답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는다"는 등의 답변을 내놨다고 한다.

앞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라 김정은에게로 권력 승계가 이뤄진 지난 2011년 말~2012년 초에도 조총련이 일본 민영방송사들을 상대로 반북(反北) 성향 인사들의 출연 금지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산케이는 "자신들의 생각에 반하는 보도를 하는 방송사에 대한 조총련의 압력이 최근 더 선명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연관 키워드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