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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5이닝 사이클링히트에 버금가는 '불멸의 기록'은

장호연 무삼진 노히트노런, 정경배 연타석 만루홈런 등

[편집자주]

두산 베어스 정진호(29). /뉴스1 DB © News1
두산 베어스 정진호(29). /뉴스1 DB © News1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는 프로야구 통산 23번째 사이클링 히트가 나왔다.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정진호가 단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기록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는데, 이 사이클링히트가 더 주목받았던 것은 5이닝만에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날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정진호는 첫 4타석에서 차례로 2루타-3루타-단타-홈런을 기록했다. 사이클링히트를 확정지은 홈런이 5회말에 나왔다. 이는 지난 1987년 정구선(롯데) 등 3차례에 걸쳐 나온 역대 최소 이닝(6이닝)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1이닝 단축한 것.

4타석만에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5이닝만에 4번째 타석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정진호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다. 두산의 나머지 타자들이 5회까지 9점을 폭발한 덕에 정진호에게 많은 타석이 돌아갈 수 있었다. 그만큼 '5이닝 사이클링히트'는 앞으로 재현되기 힘든 진귀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1982년 출범한 이래 36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KBO리그에서 이에 버금가는 '불멸의 기록'은 또 어떤 것이 있을까. 한 경기에서 나온 기록을 기준으로 살펴봤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장호연(OB 베어스)의 '무삼진 노히트 노런'이다. 이는 KBO리그에서 나온 13차례의 노히트 노런 중 유일한 기록으로, 전세계로도 보기 드문 케이스다.

장호연은 1988년 개막전인 4월2일 사직 롯데 경기에서 9이닝동안 99구를 던지면서 2볼넷, 1사구만을 내주고 삼진없이 범타로만 27개의 아웃카운트를 처리했다. 상대 타자들이 삼진을 당하지 않으면서 안타는 치지 못하는 상황이 27번이나 반복되는 극히 낮은 확률이 만들어진 것이다. 시속 130km 정도의 느린 공으로 상대 타자들을 현혹하면서 달성한 진기록이다.

특히 장호연은 당시 선발로 내정된 김진욱 현 kt 위즈 감독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등판을 못하게 되면서 나선 '대체선발'이었다. 장호연은 아직까지 유일한 개막전 노히트 노런 기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정경배(삼성 라이온즈·현 SK 타격코치)의 연타석 만루홈런도 빼놓을 수 없는 '불멸의 기록'이다. 지난 1997년 5월4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7번타자로 나선 정경배는 1회말과 2회말 잇달아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연타석 홈런은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지만, 연타석 만루홈런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2타석 연속으로 같은 타자에게 만루 찬스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고, 그 찬스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하는 것은 더더욱 희귀하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경기에 2개의 만루홈런을 때린 사례도 이것이 유일하다.

이대진(해태 타이거즈·현 KIA 투수코치)의 10타자 연속 삼진도 이 범주에 들어갈 만 하다. 이대진은 1998년 5월14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1회말 2사 후 스코트 쿨바를 삼진을 잡은 것을 시작으로 4회말 2사 후 쿨바를 다시 한 번 삼진으로 잡을 때까지 10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했다. 유일무이한 10타자 연속 삼진 기록이다.

지난 2009년 5월23일 전병두(SK)가 두산전에서 연속 삼진 기록에 도전했지만 9타자에서 좌절됐다. 그나마 이 기록은 경기 상황이나 다른 선수들에 관계없이 투수 개인의 역량만으로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선 두 사례보다는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 박경완(현대·현 SK 배터리코치)이 2000년 5월19일 대전 한화전에서 달성한 4연타석 홈런, 이종범(해태)이 1993년 9월26일 전주 쌍방울전에서 기록한 한 경기 최다 6도루와 2010년 4월9일 사직경기에서 나온 가르시아(롯데)의 한 경기 최다 7안타, 김태완(한화·현 넥센)의 한 경기 최다 8출루 등도 '불멸의 기록'으로 꼽힐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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