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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냐, 하드냐' 영국-EU 19일 브렉시트 협상 시작

'브렉시트 데이'는 2019년 3월 30일
메이 총리 흔들리면서 英 전략 '안갯속'

[편집자주]

(자료사진) © AFP=뉴스1
(자료사진) © AFP=뉴스1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를 위한 '역사적인' 협상이 19일(현지시간) 시작된다. 그러나 영국에서 잇따른 테러와 화재 참사로 협상을 이끌어갈 집권당이 동력을 잃은 데다 브렉시트 유형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해 협상 타결까지 힘든 나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BBC 등에 따르면, 이날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6시)부터 벨기엘 브뤼셀 EU 본부에서 브렉시트를 위한 영국-EU간 협상이 시작된다. 영국에선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이, EU에선 미셸 바니에르 브렉시트 협상 수석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한다.

'브렉시트 데이'는 오는 2019년 3월 30일이다. 영국 의회의 비준 시간을 주기 위해 양측은 2018년 10월까지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영국은 자동적으로 EU에서 탈퇴한다.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되는 것이다.

향후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은 탐색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EU와 영국 모두 양측의 입장을 공유하고, 대략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데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첫 회담이 끝난 후인 이날 오후 6시 30분엔 양측 대표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양측 대표는 역사적인 협상을 앞두고 포부를 밝혔다. 영국 측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은 "앞으로 긴 여정이 남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EU와 영국의 특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합의는 역사상 유례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개시 전 주말 고향 알프스를 찾은 바니에르 수석 대표는 "힘과 에너지를 얻으러 왔다"며 협상에 임하는 마음을 전했다.

영국의 미래뿐 아니라 서구의 정치 질서를 재편할 수도 있는 이번 협상에서 결정해야 할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1000억 유로(126조원)에 달하는 '이혼합의금'부터 영국에 거주하는 300만 명의 EU국민과 EU에 거주하는 영국인 100만 명의 지위 문제,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회원국인 아일랜드의 국경문제 등이다.

여기에 '소프트 브렉시트냐, 하드 브렉시트냐'를 두고 영국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원만한 합의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내분에 혼란스럽기는 EU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전략을 명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완전히 탈퇴하는 하드 브렉시트로 전략을 짜온 상황. 그러나 잇단 테러와 총선 실패로 메이 퇴진론까지 거론되면서 하드 브렉시트 전략이 제대로 구현될 가능성이 옅어졌다.

게다가 야당은 물론 보수당 내부에서도 '소프트 브렉시트'가 점점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은 18일 BBC방송에 출연해 "EU뿐만 아니라 관세동맹 탈퇴까지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절벽이 아닌 경사면을 타고 가야 한다"며 과도한 하드 브렉시트 전략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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