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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무인기, 명백한 군사도발인데 이번에도 말로만 '규탄'

한미 양국, 北군사시설 샅샅이 위성으로 훑어

[편집자주]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강원 인제 지역 발견 소형무인기 조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이 소형무인기를 공개하고 있다. 2017.6.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강원 인제 지역 발견 소형무인기 조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이 소형무인기를 공개하고 있다. 2017.6.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의 영공을 침범하고 군사 기지를 촬영한 행위는 정전 협정과 남북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중대 도발행위다. 북한의 연이은 무인기 침투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형태의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21일 우리 군 당국이 지난 9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소형무인기가 북한 소행임을 확인하면서 내놓은 대북 규탄성명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대남도발을 계속 한다면 우리 군은 강력히 응징할 것이며 향후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군 당국은 이날 북한 소행 결론의 무인기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전협정에 따라 이번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유엔사에 조사를 요청하고 조사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이 북한 무인기에 대해 강력 규탄한다고 했지만, 이는 3년 전인 지난 2014년 무인기 3대가 발견됐을 당시 대응과 거의 유사하다.

그해 3월24일 파주, 3월31일 백령도, 4월6일 강원도 삼척에서 북한 무인기가 잇달아 발견되자, 국방부는 4월7일 국방장관 주재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거쳐 4월11일 '북한 소행 확실' 발표를 거쳐 5월 무인기 사건 최종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3대 모두 북한 발진'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날인 5월9일 합동참모본부는 '소형 무인기 포함한 모든 도발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대북 경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과정을 거친 것이고, 북한은 3년 만에 다시 무인기를 내려보냈다.

북한 군이 띄워보낸 비행체가 우리 영공을 침해한 명백하고 중대한 군사도발임에도 '말로만 규탄'하는 일이 반복되는 건 그에 상응하는 우리 군의 군사적 대응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미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실험 장소, 탄도미사일 발사지점, 잠수함 기지 등 주요 군사거점에 대해 첩보위성을 통해 샅샅이 훑어보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아군 무인기를 북한 측에 띄워보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군사 전문가는 "비행체 발진 기지에 대한 원점타격 등 군사적 대응도 가능하겠지만 그럴 경우 국지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 군이 선택할 가능성은 없다"며 "북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통과하는 순간, 즉각 탐지해 격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빨리 갖추는 게 우리 측의 적절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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