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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혁의 바이오톡톡] 바이오벤처 투자붐, 거품 안되려면…

[편집자주]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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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벤처캐피탈투자 중 21.8% 바이오의료분야에 집중되면서 지난해 바이오벤처 창업기업은 무려 443개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0년 바이오 분야에서 288개 회사가 창업된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그러나 올들어 바이오·의료 분야의 투자가 크게 줄었다. 올 1분기 벤처캐피탈 투자 가운데 바이오·의료 투자는 14.5%인 491억원에 그쳤다. 가장 큰 요인은 가시적인 성과부재와 기술특례 상장기업의 주가하락 등으로 투자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투자가 집중됐다가 올들어 뚝 떨어진 것처럼, 과감한 투자 뒤에는 반드시 투자 빙하기가 찾아온다. 바이오기업들이 이 빙하기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성과창출을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단계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진출로 성과를 보인 대표적인 사례로 SK바이오팜의 유럽기업 인수를 들 수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이나 자원을 발굴할 수 있는 유능한 사업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기업도 사업개발인력으로 외국인 임원을 고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글로벌로 한발짝 다가서기 위해서는 바이오기업간에 이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혁신신약살롱 판교 발족식(2016.5.16) © News1
혁신신약살롱 판교 발족식(2016.5.16) © News1

해외에 있는 한인과학자를 활용하는 전략도 글로벌화를 위한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NIH, 미국대학, 글로벌 제약사 등에서는 연구개발 경험을 갖춘 한인과학자가 바이오벤처기업의 창업자 또는 CTO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재미 한인과학자를 통해 미국 지사나 미국연구소 설립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을 활용해 성과창출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지부는 2013년부터 연구중심병원 정책을 통해 25개 기업을 창업했고, 779건의 기술이전과 2144건의 기업연구개발을 지원한 바 있다. 주로 임상·전임상 자문, 동물실험, 유효성평가, 세포·병리·판독, 장비 대여, 연구설계 등을 지원했다.

미래부는 지난해부터 의료기관 창업캠퍼스 연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이 주축이 돼 병원내 창업공간을 마련해주고, 병원 연구진과 기술개발을 협력하는 방식이다. 이 연계 과제를 통해 바이오벤처기업은 파트너 대학병원으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바이오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정부가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벤처기업 생태계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89.6%를 M&A를 통해 투자를 회수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이같은 경우가 3.2%에 불과하다. 투자회수 기간이 긴 바이오벤처의 특성상 M&A를 통한 투자회수 기회를 활짝 열어줘야 투자를 망설이지 않는다. 엔젤투자자의 투자회수를 위해 벤처캐피탈기업(VC)이 지분을 사줄 수 있는 세컨더리 투자제도가 필요한 이유다.

모처럼 발생한 바이오벤처붐이 거품처럼 가라앉지 않으려면 해당 기업들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관심도 중요하다. 바이오기업의 양적인 성장이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돼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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