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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부천옥길 웃돈 7천만원 효과?…서울 '항동지구' 기대감↑

분양가 상한제 적용 희소성 높은 택지지구 꼽혀
인접 단지 웃돈 오르자 투자자 '기웃'

[편집자주]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조성하는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 현장© News1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조성하는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 현장© News1

"서울보다 청약 1순위 자격이 없는 부천에서 문의가 더 많아요. 아무래도 옥길지구 웃돈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항동지구 청약을 고민하는 분위기예요." (항동지구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

지난 28일 오후 지하철 역곡역을 나와 도보로 10여분.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는 토지조성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모습이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담당하는 공공분양 단지도 속속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지구 뒤편 멀리에선 입주가 시작된 부천 옥길지구도 한눈에 들어왔다. 

희소성 높은 택지지라고 평가받는 항동지구 일반분양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항동지구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택지지구라는 점에서 주요 관심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인근 옥길지구에서 웃돈이 붙으면서 기대감이 옮겨붙고 있었다.

사업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역곡역과 온수역 인근에 새 아파트가 없어 갈아타기를 원하는 대기수요는 충분하다"며 "서울 택지지구라는 점만으로도 흥행 요소를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희소성 높은 서울 택지지구

항동지구는 구로구 항동 일대 66만2525㎡규모로 총 5221가구가 들어선다. 이곳은 고덕 강일지구와 함께 서울 유일한 택지지구로 꼽힌다. 

과거 항동지구는 대중의 관심 밖에 있었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당시 서울에서도 외각 입지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서울과 경기권에서 관심지역으로 돌변했다.

역곡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과거 항동지구는 수도권 변방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아무도 관심을 표하지 않았다"며 "교통호재와 함께 인근 집값이 상승하면서 항동지구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도 항동지구 공동주택용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SH는 공동주택용지 4개 블록 분양을 마무리했다. 입찰 당시 건설사들은 많게는 153대1에 달하는 경쟁률을 뚫고 낙찰에 성공했다. 현재 △중흥건설(1블록) △대상산업(5블록) △우남건설(6블록) △제일건설(7블록)이 공동주택용지를 확보해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선 서울에 조성되는 택지지구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정부가 택지지구 지정을 중단한 상황에서 항동지구는 서울에서 브랜드 심기가 가능한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중견 건설사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입찰에 참여한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내에서 자사 브랜드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항동지구 입찰을 한 번쯤은 고민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항동지구, 옥길지구 웃돈 형성으로 기대감 ↑

현지에선 부천 옥길지구에서 예상과 달리 웃돈이 붙으면서 항동지구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 당시 옥길지구는 부천시에서도 중심지와 거리가 있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부천에서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몰리며 최대 7000만원까지 웃돈이 형성되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항동지구도 상대적으로 편리한 대중교통 접근성과 서울이라는 행정구역으로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지하철 7호선 역곡역과 환승역인 온수역이 인근에 있어 옥길지구보다 대중교통 편리성은 한 수위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옥길지구 내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울 입성을 노리는 부천 수요자들이 항동지구 분양일정과 청약조건을 확인하는 문의전화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변방이라는 이미지는 여전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기도와 맞닿아 있는 입지로 '서울 아파트'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설명이었다. 현지에서도 1순위 자격이 없는 부천에서 문의가 많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행정구역이 서울이지만 부천에 속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며 "인근 천왕지구도 경제 불황과 함께 경기도와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관심 밖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3.3㎡당 1400만원대 예상 "경쟁력 충분"

다음달 중흥건설(415가구)을 시작으로 제일건설(345가구)이 항동지구 신규분양을 선보인다. 그중 역세권 단지로 불리는 중흥건설 흥행 여부가 향후 항동지구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나머지 일반분양은 항동지구 내에서도 역과 거리가 있어 도보로 이용하기엔 무리가 있어서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인근에 푸른수목원과 천왕산이 있어 서울에서 찾기 어려운 숲세권 단지로 조성된다"며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 중심가로 진입이 수월한 입지라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예상되는 분양가는 3.3㎡당 1400만원 안팎. 서울이라는 행정구역과 인접한 옥길지구 분양권 시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지구내 첫 사업으로 분양가 적정성 판단은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이라는 행정구역 특성을 비춰보면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부천에선 예상 분양가에 대해 조금 비싸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항동지구는 서울 입지로 옥길지구와 비슷한 분양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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