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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 조치" vs "정상 참작" 외유 도의원 징계 온도차

한국당 “공직자 본분 망각…당에서 나가라” 초강수
민주 추미애 “조기 귀국·공개사과·봉사활동 참작”

[편집자주]

최악의 물 난리 속 유럽 해외연수를 떠났다 조기 귀국한 충북도의회 최병윤(음성1·더불어민주당), 박봉순(청주8·자유한국당)의원이 20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앞서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2017.7.20/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최악의 물 난리 속 유럽 해외연수를 떠났다 조기 귀국한 충북도의회 최병윤(음성1·더불어민주당), 박봉순(청주8·자유한국당)의원이 20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앞서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2017.7.20/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최악의 물난리 속에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공분을 산 충북도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놓고 여야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는 21일 “수해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을 일으킨 자당(自黨) 소속 충북도의회 의원 3명 전원에 대해 제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제명은 당원 징계 중 최고 수위의 엄벌이다. 당원 징계로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이 있다.

이에 따라 김학철(충주1)·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 의원은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결정이 확정되면 한국당 당적을 잃게 된다.

이번 초강수 조치는 김학철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유를 비판한 여론과 관련해 국민을 ‘레밍(들쥐)’에 비유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확산시킨 책임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주택 윤리위원장은 "지역도민이 재난 피해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외유성 연수를 떠는 것은 공직자로서의 신분을 망각한 것"이라면서 "특히 국민에게 막말을 한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해도 부족한 사안"이라고 초강수 조처를 한 배경을 밝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충북 청주시 호송읍 호계리에서 집중호우 피해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2017.7.21/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충북 청주시 호송읍 호계리에서 집중호우 피해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2017.7.21/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국당과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 오송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당 최병윤(음성1) 의원에 대해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추 대표는 “본인이(최 의원이) 현지에서 회의를 열어 (의원들에게) 함께 귀국하자(고 했고), 귀국 결정을 내려 돌아왔다”면서 “돌아와서 도민들께 실망을 끼쳐서 죄송하다 고개 숙였고, 자원봉사 하겠다(고 말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자세까지 참고해서 (결정)하겠다. 도민이 뽑아준 의원으로서 예상치 못한 일이다. 현장에서 주민과 함께 하겠다고 했으니 정상을 참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적 공분을 산 ‘국민 레밍(일명 들쥐)’ 발언에서 같은 당 최 의원은 무관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충북지역의 민주당 기류와는 차이가 있다.

오제세 충북도당 위원장은 "일벌백계를 위해 스스로 회초리를 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의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최 의원의 친 한국당 행보와 관련해 비판이 쏟아지는 등 당적 박탈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조만간 9명으로 구성된 충북도당 윤리심판원이 회의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외부인사가 5명이 포함된 만큼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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