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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64주년…남북여성 민간교류 허용·평화협정 체결을"

국내외 94개 여성단체 문재인 정부에 호소
"평화협정 체결하고 한반도 평화 구현해야"

[편집자주]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한국YWCA연합회 등이 정전협정 64주년을 맞아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7.27/뉴스1 © News1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한국YWCA연합회 등이 정전협정 64주년을 맞아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7.27/뉴스1 © News1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을 맞아 국내외 여성단체들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남북여성 민간교류를 보장할 것을 문재인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YWCA연합회 등 94개 국내외 여성·평화단체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전쟁 당시 무수한 여성들이 특수위안대, 미군 기지촌으로 내몰리고 전쟁미망인이 됐다"며 "국내전이자 국제전이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문 정부를 향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조건 없이 북한과 협상을 시작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325호가 분쟁해결 과정에 여성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단에 50% 여성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대표는 "한반도 문제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지도자의 사명"이라며 "지금껏 풀리지 않았던 문제들에 평화와 상생, 생명, 상호존중의 여성주의적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안(Christine Ann) 위민크로스 DMZ(WomenCrossDMZ) 기획실행위원은 "여성은 전쟁에 영향을 받는 세계 절반의 시민으로서 당연히 그럴 권리가 있을 뿐 아니라 탈군사주의적· 양육·돌봄의 관점을 통해 효과적인 평화구축에 기여한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현경 WCD 집행위원이 24일 오후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열린 2015 국제여성평화걷기(Women cross DMZ 위민크로스 디엠지) 행사에서 남북한 여성, 국제여성, 해외동포여성들이 만든 공동조각보를 소개하고 있다.<br /> 2015.5.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정현경 WCD 집행위원이 24일 오후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열린 2015 국제여성평화걷기(Women cross DMZ 위민크로스 디엠지) 행사에서 남북한 여성, 국제여성, 해외동포여성들이 만든 공동조각보를 소개하고 있다.
2015.5.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아울러 이들은 방북을 포함한 남북 민간교류를 전면 허용해 단절된 남북 여성교류의 맥을 이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방북신청이 들어올 경우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국내외 여성들은 1990년대 초부터 2000년대까지 활발한 남북 여성교류를 통해 상호이해와 대화의 틀을 만들어 나갔지만 지난 정권에서는 민간교류가 단절됐다"며 "평화구축을 위해선 정부 역할도 중요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에바 에릭슨 포티어(Ewa Eriksson Fortier) 전 국제적십자기구 북한주재 총책임자는 "국제기구가 북한을 지원할 때 한국의 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접근이 쉽지 않은 면이 있다"며 "인도적 지원을 할 때는 투명한 정보수집과 자원의 효과적인 배분이 중요한데 남북 여성 간에는 이에 필요한 신뢰 관계가 이미 구축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적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이 명시적으로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에도 인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나가는 활동을 하는 동시에 새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인도주의적 지원을 막거나 금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사망 이후 미국이 자국민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의 죽음은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지만 여행금지 조치는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며 "방북하는 민간교류 참가자들이 북한의 정치 상황과 현지 법을 위반했을 때 생길 수 있는 결과에 대해 미리 숙지하도록 관리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통일의병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7.7.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통일의병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7.7.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한편 앤 라이트(Ann Wright) 전 미 육군 대령은 "최근 미국에서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 등 많은 전직 고위관료들이 북한과 대화·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트럼프 행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0% 이상이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대화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문 정부가 북한과 협상에 나서려 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그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또 그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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