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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검토중인 '예방전쟁', 선제타격과 어떻게 다를까

[최종일의 세상곰파기]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미국 백악관 안보 사령탑인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좌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예방전쟁(preventive war)을 포함해 모든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마스터 보좌관에 앞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허용하느니 차라리 북한을 파괴하는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예방전쟁을 논의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예방전쟁은 그동안 대북 무력 옵션 중 하나로 여러 차례 거론돼온 '선제타격'(Preemptive attack)과는 다른 개념이다.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정치학자 칼 뮬러는 2006년 보고서에서 "선제 타격은 적의 공격이 임박했고, 먼저 치는 것이 적의 공격을 허용하는 것보다 낫다는 믿음에 기초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예방전쟁은 덜 임박한 위협에 대한 대응이다. 상대보다 먼저 치려는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싸우려는 것"이라며 상대가 새로운 군사력을 확보하거나 개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먼저 공격을 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예방전쟁은 국제법적으로 정당성 여부에서 논란이 돼왔다. 미 해군대학원 안보 교수 제임스 위츠는 2003년 '비핵화 리뷰' 기고문에서 "예방전쟁은 자기충족적 예언이 될 수 있다. 전쟁을 불가피한 것으로 다루는 것이 그걸 불가피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일반적으로 선제타격은 임박한 공격에 대한 신뢰할만한 증거"와 "필연의 전쟁(War of Necessity)"에 의해 뒷받침되며 "유엔헌장 51조에 있는 자위(自衛)권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예방전쟁은 필연의 전쟁이 아니라 '저지른 전쟁' (War of Choice)"이라며 "국제법이나 규약, 관행 등 전례를 따르기보다는 힘의 계산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예방전쟁 수행이 현실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조셉 콜린스 미 국방대학교 복합작전센터장은 '더힐' 기고문에서 "전쟁을 연구하는 대다수 사람들은 예방전쟁을 부당한(unjust) 전쟁으로 여길 것이다"며 "북한과의 전쟁은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오바마케어(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 폐기보다 훨신 더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가 승인한다고 해도, 백악관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한국과 일본을 설득해야 한다. 수십만 명이 희생될 수 있는 관측은 극복하기 힘들 장애물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 2차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4일 오전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이후 24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 2차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4일 오전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이후 24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28일 오후 11시41분쯤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화성 14형' 2차 발사를 앞두고 북한군을 격려하는 모습.(노동신문) 2017.7.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콜린스는 더 나아가 "중국은 북한에 분개하지만 여전히 동맹국이다. 미국이 먼저 공격에 나서면, 중국은 북한 측에 설 수 있다. 보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중국은 호전적 중립(belligerent neutrality)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북한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외교적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예방전쟁은 2차 대전 당시 독일과 이탈리아 등 추축국들이 중립국들을 침략했을 때 사용했던 논리였다. 미국은 이 개념을 오랫동안 부인해왔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1953~1961년 재임)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존 포스트 덜레스는 "우리 모두는 히틀러 등장 이후 '예방전쟁' 개념을 들었다. 나는 이걸 말하는 사람에 귀조차 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방침을 달리했다. 2003년 이라크 침공은 예방전쟁으로 일반적으로 간주된다. 이라크가 서방에 증오심을 갖고 있는 테러리스트를 숨기고 있고,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논리로 백악관은 예방전쟁을 정당화했다.

하지만 대량 살상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주간지 '디 애틀랜틱'은 "부시 전 대통령은 예방전쟁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선제타격이라고 말했다. 거짓말이었다. 선제타격은 임박한 공격에 대한 대응이란 점에서 국제법적으로 위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국 공군이 2일(현지시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 3'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날 '미니트맨 3'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에서 발사돼 6800Km 떨어진 태평양상 콰절린 환초의 목표를 정확히 명중했다고 AP, AFP 통신 등은 전했다. 사진은 지난 5월 시험발사 모습. (미 공군 국제타격사령부) 2017.8.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미국 공군이 2일(현지시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 3'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날 '미니트맨 3'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에서 발사돼 6800Km 떨어진 태평양상 콰절린 환초의 목표를 정확히 명중했다고 AP, AFP 통신 등은 전했다. 사진은 지난 5월 시험발사 모습. (미 공군 국제타격사령부) 2017.8.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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