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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기념주화 발행취소 사태 딛고 재발행 결정

"전쟁책임자 기념주화는 되고 피해자는 안 된다니"
김서경·김운성 작가 "취소 사태 일본 측 압박 의심돼"

[편집자주]

평와의 소녀상 작가 김서경, 김운성 부부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의 한 카페에서 '위안부 피해자 기림주화 발행 취소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8.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평와의 소녀상 작가 김서경, 김운성 부부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의 한 카페에서 '위안부 피해자 기림주화 발행 취소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8.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8월14일 '세계 위안부 기림일'을 기념해 발행될 예정이었던 '위안부' 기념주화가 한차례 발행 취소되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발행하기로 결정됐다.

이번 기념주화의 제작자이자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김서경·김운성 작가는 9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테라로사 커피숍 광화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월20일부터 국민공모로 진행 중이었던 위안부 피해자 기념주화 공식 발행이 발행국이었던 뉴질랜드령 니우에 정부에 의해 취소됐지만 차드 공화국을 통해 재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서경 작가는 니우에 정부의 발행 취소 사태가 "일본 측의 부당한 압력의 결과라고 의심된다"며 "이번 사건은 발행 허가된 기념주화가 발행 취소됐다가 재발행되는 화폐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김 작가는 "저는 한명의 민간인으로 이번 사태에서 일본 정부의 압력이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아내기는 어려웠다"라면서도 "니우에 정부가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특정한 사유 없이 발행을 취소한 것이 외부 압력의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화폐를 제작하기로 했던 니우에 정부는 최초 발행허가를 내준 뒤 딱 한달 만인 지난달 27일 '정치적 논란' 등을 이유로 주화의 제작이 어렵다는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했지만 공식 취소 문건에는 사유가 기재되지 않았다는 것이 작가들의 설명이다.

이어 김서경 작가는 "지난 2000년 (제2차 세계대전의) 전쟁책임자였던 히로히토 일본 국왕의 기념주화도 발행된 바가 있다"라며 "전쟁책임자의 기념주화는 발행되고 피해자의 기념주화는 발행이 안 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두 작가는 이번 발행 취소 사태에 대해 "자국민이 예술적 표현이 침해당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유감 표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 정부에 대해서도 이 문제에 대해 문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두 작가는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제3국을 통해 기념주화 발행을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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