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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00m 앞' 성주 사드기지 전자파 어떻게 측정했나

측정 지점 4곳 전자파 기준치 미달…소음 영향낮아
軍 관계자 "휴대전화 기지국 전자파보다 미비"

[편집자주]

경북 성주기지 레이더 전자파, 소음 측정 모습 (출처 주한미군) © News1
경북 성주기지 레이더 전자파, 소음 측정 모습 (출처 주한미군) © News1

"위이잉."

12일 오후 2시, 경북 성주기지에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격통제 레이더(TPY-2TM)에 부착된 주황색 경광등이 깜빡이며 가동소리가 울렸다. 레이더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지점에 설치된 전자파 측정기의 숫자는 빠르게 변해갔다.

이날 국방부와 환경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장조사를 진행하며 성주 사드기지의 전자파와 소음을 직접 측정했다. 정부 관계자와 주한미군, 기자단 등 40여명의 참관단이 현장에서 직접 측청치를 살펴봤다.

규정 측정시간인 6분 동안 참가자들의 눈길은 일제히 측정기의 모니터에 쏠렸다. 마침내 최대값 '0.046W/㎡', 평균값 '0.016W/㎡' 전자파 측정치가 발표되자, 주변에서는 "기준에 적합한 것이냐"며 웅성거렸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정도면 국내 전파법상 인체 노출 허용기준(일반인 10W/㎡, 직업인 50W/㎡)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라며 "레이더를 켜면 평상시보다 전자파가 10배 정도 증가하지만, 휴대전화가 기지국을 찾을 때 나오는 전자파보다 작을 정도로 미비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참관단은 이어 직선거리 500m, 높이 43m 차이 지점인 산등성이로 이동해 전자파와 소음을 같은 방식으로 측정했다. 사드 레이더가 최저 5도에서 최고 90도까지 상공에 레이저를 쏘기 때문에 높이를 좀더 상향해 전자파의 영향을 보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전자파 수치는 100m 때보다 외려 낮아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자파 영향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제곱배로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음 수치 역시 100m 지점에서는 51.9dB, 500m 지점에서는 50.3dB로 법적 주간 소음기준인 50dB 정도를 기록했다.

경북 성주기지 레이더 전자파, 소음 측정 모습 (출처 주한미군) © News1
경북 성주기지 레이더 전자파, 소음 측정 모습 (출처 주한미군) © News1

참관단은 이후 레이더와 약 700m 떨어진 지점인 사드 발사대 인근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보이는 골프 코스 곳곳에는 트럭바퀴 자국이 선명했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성황리에 운영되던 골프장은 잡초와 야생화로 가득했다. 

사드 발사대에 도착하자 미군들이 총을 들고 경계하고 있었다. 한기당 8개인 미사일은 모두 뚜껑이 닫힌 상태였다. 

이곳의 전자파 수치 역시 역시 미미한 수준이었다. 발사대에 달린 소형 발전기 탓에 소음은 다소 발생했는데, 국방부 관계자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끝나고 전기시설을 설치하면 발전기를 쓰지 않기 때문에 관련 소음도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레이더에서 약 600m 떨어진 성주기지(관리동)에서 전자파와 소음을 측정했지만 큰 변동은 없었다. 이날 기지 내부에서 측정한 전자파와 소음은 모두 관계법령에서 정한 기준치보다 한참 낮았다.

기지 내부 측정을 마친 뒤 약 8km 떨어진 김천에서 가질 예정이었던 외부 측정은 시위대의 반발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무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쉽지만 이번에 발표된 전자파, 소음 수치로 주민들의 우려가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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