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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마친 김동연, 내년 예산안 직접 챙긴다…부처들 '비명'

일정 최소화하고 세출 구조조정 등 진두지휘

[편집자주]

김동연 부총리가 지난 9일 여름휴가를 잠시 반납하고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김동연 부총리가 지난 9일 여름휴가를 잠시 반납하고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문재인정부가 짜는 첫 정기 예산안인 만큼 의미를 더하는 데다 특히 국정과제 수행 실탄 마련을 위해 어느 때보다 세출 구조조정이 절실한 탓에 '예산 전문가'인 김 부총리의 첫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기재부에 따르면 5일 간의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김 부총리는 이번주 경제현안간담회, 혁신창업 생태계 현장방문 외에는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꼭 참석해야 할 기념식, 세무관서장 회의를 제외하고는 예산안 짜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해 내달 1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남은 기간은 이번주부터 2주 가량으로, 400조원이 넘는 예산안 편성을 마무리하기에 넉넉하진 않다.

더구나 박춘섭 전 예산실장이 지난달 조달청장에 임명되면서 야전 사령관인 예산실장이 공석이다. 김 부총리가 직접 예산을 챙기게 된 또 하나의 배경이다.

김 부총리는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과 재정정책기획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을 거친 예산 전문가여서 전공 분야에서 모처럼 실력을 발휘할 기회이기도 하다.

정부는 향후 5년간의 주요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178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이 가운데 60조원은 재량지출 10% 축소를 통한 세출 구조조정으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재량지출 10% 축소는 해당 부처들에게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제다. 김 부총리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처들에 "고통 분담"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재량지출 구조조정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휴가 중인 지난 9일에도 잠시 나와 직접 경제관계장관회의을 주재하면서 "내년에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11조원 수준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아끼겠다고 한 목표치인 9조원 보다 2조원이 더 늘어난 금액이다.  

김 부총리는 회의를 마치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장관님들께 내년 부처 예산을 삭감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고통 분담을 부탁드렸다"며 허리띠 졸라매기를 거듭 주문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부처들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볼멘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내년에 분명히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기재부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깎으려고 든다"며 "도대체 일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기재부는 다음달 1일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는 오는 10~11월 상임위원회 예비심사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 등을 거쳐 12월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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