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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日관광객 느는데 슬롯 없어 운항횟수 축소

티웨이항공, 제주~도쿄노선 주4회서 주3회로
국토부 "中항공사 슬롯 반납 예측 못해 재분배 어려워"

[편집자주]

뉴스1DB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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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2012년 이후 5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제주공항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확보가 어려워 항공 접근성 개선이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2일부터 제주~도쿄(나리타)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주4회 운항에 나섰지만 10월29일부터 운항 횟수가 주3회로 줄어들게 됐다.

올 하계 국제선 운항기간(3월26일~10월28일)에는 주4회(화·목·토·일) 제주공항 슬롯 확보가 가능했지만 동계에 접어들면서 슬롯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계 기간에 티웨이항공이 배정받은 슬롯은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금한령 이후 중국항공사가 운항을 취소하면서 반납한 것으로, 모두 낮 시간대였다.

하지만 동계 기간에는 배정받을 수 있는 슬롯 여유가 주3회에 그쳐 어쩔 수 없이 일요일 운항하던 노선을 없앨 수밖에 없다는 게 티웨이항공측의 설명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슬롯 확보를 위해 도와 국토부에도 도움을 요청했는데 승객들이 찾는 낮 시간대를 배정받을 수 없어 운항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제주와 일본을 잇는 항공편 탑승률이 80%를 웃돌고 있는 상황인데도 운항횟수를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줄이게 된 것이다.

대항항공만 유일하게 운항하던 제주~도쿄 노선에 티웨이항공이 신규 취항하자 제주도는 취항 첫날 환영행사까지 벌였지만 약 두 달만에 운항횟수가 줄어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시장 다변화’가 발등의 불이 된 제주도는 지난 12일 국토교통부를 직접 찾아 슬롯 배정에 힘써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도 관계자는 “사드 때문에 중국 관광객이 안 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항공사들이 기존에 배정받은 슬롯을 반납해야 다른 항공편을 배정할 수 있다”면서 “아무리 운항 취소가 잇따르더라도 먼저 강제로 반납하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슬롯은 국토부 산하 서울항공청에서 한국공항스케줄협의회(KASO)를 거쳐 사전 분배하게 되는데, 전 세계 공통 가이드라인상 전년도 운항실적을 기준으로 배정되기 때문에 중국항공사가 확보하고 있는 슬롯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게 국토부 측의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항공사의 운항 취소가 잇따르고 있지만 일률적으로 슬롯을 반납하는 게 아니고 예측할 수도 없기 때문에 스케줄 조정이 어렵다”며 “해외노선 다변화를 위해 반납한 슬롯은 최대한 신규노선에 탄력적으로 배분하려고 하지만 선호 시간대를 맞추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드 보복으로 잇단 운항 취소가 발생하더라도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기 때문에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다만 올해 슬롯을 반납한 중국항공사의 경우 내년 배정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번에 재분배 받은 항공사가 기득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제주를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3만530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만2912명) 대비 7.3% 늘어났다.

이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2010년 18만779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일본인 관광객은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2011년 17만3700명으로 감소했다 2012년 18만357명으로 소폭 올랐으나 2013년 12만8879명, 2014년 9만6519명, 2015년 5만9223명, 2016년 4만79997명으로 급감했다.

도는 증가세로 전환된 이유로 항공노선 확충을 꼽았다.

제주와 일본을 잇는 항공편은 대항항공의 도쿄(주3회)·오사카(주4회) 노선이 유일했지만, 티웨이항공이 올해 6월 오사카(주7회)와 9월 도쿄(주4회)에 신규 취항하면서 하늘길이 넓어졌다.

복수항공사가 같은 노선을 동시에 운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오사카 직항노선이 복수항공사에 운항된 적은 있지만 제주~도쿄 노선에 복수항공사가 취항한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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